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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네…'반값 테슬라'는 없었다

  • 2023.03.04(토) 06:15

[서학개미 브리핑]
테슬라 '투자자의 날', 저가모델 언급 없어
이달 연준 금리 인상폭 시장 전망 엇갈려

미국 주식시장이 갈팡질팡하는 와중에도 테슬라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지난주 테슬라가 연 '투자자의 날' 이벤트는 이 같은 시장의 높은 기대와 더불어 그 반대급부로 인한 실망감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 자리에서 테슬라는 앞으로 차량 조립 비용을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반값 전기차'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었다. 월가는 이번 행사를 '앙꼬 빠진 찐빵'에 비유하면서 싸늘한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선 차세대 양산 모델보다 테슬라의 본질적인 원가 경쟁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상황 변화에 일희일비를 거듭하고 있다.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눈치보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비즈워치

테슬라, 저가 모델 언급 대신 "조립비용 줄일 것"

테슬라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이 공개한 중장기 계획인 '마스터플랜 3'의 핵심은 전기차 제조 공정을 개선해 차세대 모델의 조립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이겠다는 것. 여기에 더해 새로운 기가 팩토리 공장을 멕시코 몬테레이에 건설하는 한편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사이버트럭을 연내 출시하겠다고도 했다.

얼핏 흥미로운 계획들을 내놓은 듯 보이지만 월가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번 행사에서 시장과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과연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냐에 있었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 2020년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2023년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한 것에 기인한다.

하지만 기대가 무색하게 테슬라는 반값 전기차 모델에 대해서는 별다른 정보를 내놓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월가의 오래된 격언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실망감은 매물 출회로 이어져 테슬라 주가는 지난 3일 하루에만 6% 가까이 떨어졌다. 

증권가는 투자자의 날에 대한 실망감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겹치면서 테슬라의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판단한다.

박연주·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이벤트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는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로드맵이 현실화되고 기업 가치는 상승했다"며 "이번 행사의 본질 역시 테슬라의 원가 경쟁력에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 대중형 전기차 양산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판매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초 이후 주가가 80% 가까이 급등한 점에서 투자자의 날 실망감보단 차익실현 매물 출회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불확실한 차세대 플랫폼 도입 시점과 모델3·Y 리프레시 계획은 아쉽지만 이에 따른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축 공포에 오락가락…방향 잡기 쉽지 않네

앞서 공개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확인된 가운데 이달 금리 인상폭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의사록에선 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경우 인상폭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1일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인상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 것이나 그 다음 날 크리소퍼 월러 연준 이사가 "고용시장이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계속 뜨겁고 인플레이션이 생각만큼 빠르게 내려오고 있지 않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 발표된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는 계절적 효과를 반영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주요 경제지표 회복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연준의 매파적 성향이 더 강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이달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70% 넘게, 0.50%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은 30% 아래로 반영하고 있다. 엇갈리는 전망 속에서 투자자들은 이달 21~22일 열리는 FOMC 회의 전 나올 2월 경제지표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다음 주에는 내구재 주문과 ADP고용, 고용보고서 등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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