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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눈높이가 약됐나'…다시 일어서는 테슬라

  • 2023.01.28(토) 10:00

[서학개미 브리핑]
지난주 상승랠리 펼치며 주당 160달러 회복
4분기 실적 선방…주문쇄도에 올해도 '양호'
새해 첫 FOMC에서 금리 0.25%P 인상 전망

심리학에선 힘이 들 때 기대를 낮추면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테슬라를 향해 열렬히 러브콜을 보내는 투자자들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될 듯하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 인수 이후 불거진 경영 소홀 논란 속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테슬라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선방에 이어 가격 인하 효과로 연초 전기차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거듭된 악재로 테슬라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던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테슬라를 향해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냈던 증권가 또한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편 올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다음 주로 예정된 가운데 최종 금리 수준과 중기 금리 방향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테슬라, 얼었던 투심 녹였다

서학개미들의 여전한 '원픽'인 테슬라에게 지난해는 '흑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다 트위터 인수 이후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자사주를 잇달아 매각하면서 불거진 오너 리스크로 작년 한 해에만 주가가 65%나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테슬라를 향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그랬던 테슬라가 180도 달라졌다. 지난주 내내 상승세를 구가하면서 작년 12월 중순 이후 한 달여 만에 주당 160달러를 회복했다. 경기 우려로 낮아진 눈높이와 더불어 최근 공개한 실적이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243억2000만달러, 1.19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2%, 58.9%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시장 추정치를 1.1%, 4.4%씩 웃도는 것이기도 하다. 증권가는 판매량이 예상치를 다소 밑돈 것은 아쉽지만 비용 증가와 비우호적 환율에도 비교적 선방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양호한 편이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지금껏 1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주문량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생산 속도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주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단행한 가격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적어도 수요 확보에는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격화 속에서도 테슬라가 지배력을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31.4% 늘어난 180만대로 제시했다. 생산능력은 200만대 수준으로 키울 계획이지만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고려해 목표치를 무리하게 잡지 않은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문량이 생산을 웃도는 현 추세를 고려하면 판매량이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추가 가격 인하를 통해 판매 확대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머스크의 추가 주식 매도 여부와 신형 플랫폼 세부내용이 공개되는 3월1일 인베스터 데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첫 FOMC, 0.25%P 인상할 듯…방향성에 주목

현지시간으로 오는 31일과 내달 1일에는 새해 첫 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 증권가와 주요 외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해 6월부터 4회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뒤 직전 회의에서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축소한 데 이어 이번에는 그 폭을 더 좁히는 것이다.

다만 최종 금리 수준과 금리 인하 시작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재 시장에선 대체로 금리가 5.0%에서 상승 기조를 멈추고 연말까지 0.25~0.50%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앞서 연준이 올 하반기 금리 동결을 제시한 것과 1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내주 FOMC에선 이 같은 전망의 유지 또는 변화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금융시장 참여자들과 연준 위원들이 단기 금리 방향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나 중기 금리 방향에 대해선 이견이 있음을 확인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는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추가 인상 여지를 남기되 캐나다 중앙은행이 한 것처럼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추가 인상 의미보다는 가급적 동결을 유지하면서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예상 속에 근래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가 잇달아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지난 26일 미국 상무부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9%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추정치 2.6%를 뛰어넘었다.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한 덕분에 지난해 연간으로도 2% 넘는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또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이 같은 지표 호조가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금리 인상 여파가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도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성장 호조는 일시적 요소에 기반했다"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요는 마무리 국면이고 재고 확충 효과도 추가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 지출이 채무한도에 도달한데다 긴축 충격이 주택에 이어 기업투자 부문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연초 이후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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