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위산업 계열사 통합으로 방산 역량 강화에 나선 한화그룹의 계열 자산운용사 한화자산운용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K-방산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인다.
한화운용은 5일 올해 첫 ETF 상품으로 방산의 미래 성장성에 투자할 수 있는 'ARIRANG K방산Fn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한두희 한화운용 대표는 ARIRANG K방산Fn ETF 출시를 기념해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방산기업 수출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방산은 앞으로 우리나라 주요 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ARIRANG K방산Fn ETF'는 국내 상장기업 중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대표기업 10종목에 투자한다. 주요 구성 종목은 K9자주포, K2전차, FA50경공격기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무기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한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풍산 △SNT모티브 △퍼스텍 △휴니드 등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자주국방 중요성이 부각되며 지난해 국내 방산 수출 수주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가 전쟁물자 지원으로 발생한 무기 공백을 국내 방산기업에서 124억달러 규모로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국내 방산기업은 무기 수출뿐 아니라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 병사 교육, 향후 유지 보수 등 수요국 맞춤형 무기체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수성을 평가받고 있다.
한화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 방산주의 수출 증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봉진 한화운용 방산 전문 연구원은 "올해 국내 방산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 4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탑티어 방산기업들과 비교해도 이 정도 매출과 이익 성장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해외 기업 대비 국내 방산기업 투자가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국방예산에 따른 방산 내수의 경우 17조원 규모로 한정돼 있고 영업이익률도 5% 전후로 낮다"면서 "반면 방산 수출은 두자리 수 이상 영업이익률이 추정돼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가 신냉전체제로 들어서며 각국의 방위비가 확대되고 있다"며 "호주의 레드백 프로젝트를 비롯해 동유럽, 북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방산 수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변동장세에서 국내 방산기업 투자가 방어적 성격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성장주 투자로서의 입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한화운용은 올해 ETF 신규 상장 계획도 공개했다. 향후 투자환경 변화에 따라 주식뿐만 아니라 종합채권ETF, 초장기채권ETF 등을 비롯해 채권, 멀티에셋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김성훈 한화운용 ETF사업본부장(상무)는 "작년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주식형ETF 중심으로 순자산이 감소했다"며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달 종합채권ETF, 초장기채권ETF 출시를 통해 채권형 ETF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운용자산(AUM)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장기채권ETF는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자의 니즈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테마, 단일종목 혼합형ETF 등을 선보이면서 투자자 선택지를 넓히고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펼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