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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워치]예상치 못한 증시 활황에 좌절한 '곱버스'

  • 2023.02.03(금) 15:11

전년 말 대비 순자산 7조원 증가한 ETF 시장
에셋플러스운용, 높은보수 고수..성과는 저조

올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상반기 부진하고 하반기 오르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할 때 두배 수익을 얻는 '곱버스(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의 손실이 두드러졌다.

증시 강세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도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상위권 회사들이 순자산총액을 큰 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ETF 역량을 키우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은 신규 상품 흥행에 힘입어 5위에 올랐다. 반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순자산이 줄어들었다.

연초부터 신규 ETF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보수 정책을 고수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새 ETF를 내놨다. 이번에도 1%에 가까운 보수를 책정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상저하고 아니였어?…로봇주 필두로 상승한 증시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TF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5개 상품 모두 곱버스 상품이었다. 키움·한화·미래·KB·삼성운용의 ETF가 마이너스(–) 15%대를 기록했다.

연초 국내 증시가 저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측과 달리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8.4% 상승하면서 부진했던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 테마는 로봇테마였다. 삼성전자가 로봇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로봇주는 주도주로 떠올랐다.

지난달 국내 ETF 중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KODEX K-로봇액티브'로 21.24%의 성과를 냈다. 인공지능(AI) 기반 키워드 필터링 기술로 로봇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발 빠르게 기존 지수에 포함돼 있지 않던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스피지 등을 편입해 상승세에 올라탔다.

2023년 1월 ETF 수익률 상·하위 5종목/그래픽=비즈니스워치

레버리지를 포함하면 수익률 1위 종목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로 26.89%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달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 급증으로 2차전지주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주가가 급등한 덕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TIGER 200IT레버리지'가 25.62%,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가 24.42%,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가 21.71%의 수익을 올렸다.

ETF 순자산 급증…한화운용, 순위 두 계단 상승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순자산 합계는 85조6481억원으로 전월 대비 9.8%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운용사들의 순자산이 급증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NH-아문디자산운용만이 유일하게 순자산이 줄어들었다.

특히 ETF 양강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조원 이상 순자산총액을 늘리며 중하위권 운용사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2023년 1월말 ETF 운용사별 순자산총액/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삼성자산운용은 'KODEX Top5PlusTR'이 8462억원의 순자산을 끌어모으며 자산 증가에 도움을 줬다. 이 상품은 지난달 시가총액과 배당수익률 상위 5종목씩, 총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등 대표 우량주에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순자산을 모아온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덕을 봤다. 지난달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은 1조3075억원 늘어났다. 이 상품은 금융투자협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추종,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둬 파킹통장과 비슷한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증시를 관망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한화자산운용이 약 5000억원의 순자산을 늘리며 5위로 한숨에 두 계단을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화운용이 새로 출시한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의 순자산이 2427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10일 상장한 이 상품은 AA- 등급 이상의 국내 우량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채권 금리도 하향 안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상반기가 채권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판단한 기관투자자 등의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또 고(高) 보수…에셋플러스운용 액티브 ETF 출시

국내 ETF 시장이 더 낮은 보수로 경쟁하는 가운데 높은 보수 정책을 꿋꿋이 유지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새로운 ETF를 출시했다.

15~39세 소비자가 주된 소비층을 이루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에셋플러스 글로벌영에이지액티브'를 지난달 31일 출시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기존 액티브 ETF와 같은 0.99%의 높은 보수를 책정했다.

통상 액티브 ETF는 높은 보수를 책정한다.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다르게 기초지수를 넘어서는 수익을 추구하기에 펀드 운용역의 '인건비'가 추가되는 셈이다. 

다만 에셋플러스운용의 기존 액티브 ETF는 높은 보수에 비해 성과가 좋지 못하다. 지난 2021년 11월에 출시한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의 지난달 말 종가는 5390원으로 상장일(1만원)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기초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가 하락한 영향도 있으나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3.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성과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 최초 ETF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는 한화운용이 국내 방산기업에 투자하는 'ARIRANG K방산Fn'를 상장했다. 채권 ETF인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도 상장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오랜만에 신규 ETF를 상장했다. 지난 2012년 11월 'KTOP 코스피50'을 출시한지 21년 만이다. 종목명은 'KTOP K200액티브'로 비교지수인 코스피200를 추종하면서 종목별 비중을 조정해 초과 성과를 달성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지난달 국내 ETF 시장은 어땠을까? [ETF워치]가 시장 동향을 한눈에 알려드리겠습니다. 1개월 성과 상·하위 5개 종목을 파악하고 새로 나온 주요 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는 자산운용사들의 동향과 함께 투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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