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지분 1%를 가진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에 지지를 표명했다. 앞서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대해선 반대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7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대한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카카오는 SM엔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는 1주당 15만원, 매수예정수량은 833만3641주(총발행주식의 35%)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하이브의 공개매수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하이브가 SM엔터 지분 25%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할 당시 얼라인파트너스는 일부 지분이 아닌 일반투자자가 보유한 물량 전체를 사야한다며 반대 뜻을 표명했다. 하이브와 SM엔터의 주력 사업이 겹치는 만큼 하이브가 SM엔터의 의사결정을 통제할 경우, 양사 주주간 이해관계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게 이유였다.
카카오도 SM엔터 지분을 100% 사려고 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이브는 당초 공개매수를 통해 25%의 지분을 사들여 총 39.8%(이수만 지분 인수물량 포함)를 확보할 계획이었고, 카카오는 이번 공개매수로 35% 지분을 사들여 총 39.9%(공개매수전 보유물량 포함)를 확보하려 한다.
그러나 얼라인파트너스는 카카오는 하이브와 달리 주력 사업이 플랫폼인 만큼 주주가치 관점에서 이해상충 우려가 낮다고 봤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입장문 발표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이브는 직접적 경쟁사인 반면, 카카오에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있긴 하지만 규모가 작아 이익 충돌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주주가치를 지켜야하는 입장에선 이상적으로는 회사에 대주주가 없다면 좋겠지만, 카카오가 SM엔터의 독립적인 경영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표명한 점을 좋게 본다"며 "카카오 입장에선 하이브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만약 카카오가 입맛대로 이사회를 교체하고 회사를 운영해 SM엔터 주주들에게 피해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하면, 카카오가 SM엔터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카카오가 1주당 15만원으로 제시한 공개매수가격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가 하이브에 매각한 가격(1주당 12만원)보다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가격이 높게 산정된 것은 국내 주식시장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이창환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이 자회사 지분을 700억원에 넘긴 것을 감안해 계산하더라도 1주당 13만8000원에 지분을 하이브에 넘긴 셈"이라며 "일반주주가 대주주보다 더 비싸게 지분을 팔 수 있는건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카카오 공개매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주주마다 목표수익률은 다르기 때문에 당장 공개매수에 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2025년엔 30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하는 입장에서 15만원에 지분을 팔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