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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보다 싸다'…해외투자수단으로 주목받는 ETF·ETN

  • 2023.06.15(목) 10:53

비용 저렴하고 주식·채권·원자재 등 실시간 투자 가능 

해외투자 활성화와 더불어 해외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직구)보다 비용이 저렴한데다 주식은 물론 채권과 원자재 등에도 실시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하는 모습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실시간 거래·글로벌 분산투자 가능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275종목, ETN 208종목 등 총 483종목의 해외형 ETF·ETN 상품이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수익률은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나 금·원유 같은 특정자산 가격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ETN은 ETF와 투자방법은 동일하나 법적 성격은 증권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집합투자증권인 ETF와 구분한다.

ETF와 ETN은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은행·증권사 등에서 가입하는 펀드와는 다르다. 특히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설정·환매의 기준가격이 보통 2거래일 이후에 확정되나 ETF과 ETN은 장중에 실시간으로 추정 기준가격이 변화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또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해외형 ETF는 증권사 등에서 제공하는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IRP·DC)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해외형 ETF·ETN 상품 중 가장 많이 상장된 종목은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유럽의 스톡스(STOXX)50, 중국의 CSI300, 일본의 닛케이(NIKKEI)225 등 해외 주식시장 대표지수에 연동하는 상품이다. 이들 해외형 시장 대표지수 ETF·ETN의 비중을 조절하면 글로벌 분산투자도 가능하다. 전 세계 선진국을 모두 커버하는 ETF인 선진국 MSCI WORLD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동일한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한다고 해도 환율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환노출형'과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환헤지형' 상품이 모두 상장된 경우도 있다. 종목명 뒤에 (H)가 있는 상품이 환헤지형이다.

ETF과 ETN을 통해 시장 전체가 아닌 특정 글로벌 업종에 선택적인 투자도 할 수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지수에 연동하는 ETF 1종목만 투자하더라도 글로벌 대표 헬스케어기업들에 분산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혁신 성장을 주도할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ETF가 상장되면서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디지털 전환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인터넷 기반 자원 공유)나 메타버스 기술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ETF과 ETN을 활용하면 기후 변화와 2차전지 산업 성장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는 원자재에 대한 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는 원유·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금·은 등 귀금속, 니켈·구리 등 산업금속, 커피·옥수수 등의 농산물 가격에 연동하는 ETF과 ETN이 다수 상장돼 있다. ETN 상품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에 2배로 연동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1배, -2배와 같이 역의 방향으로 연동하는 인버스 상품도 많은 편이다.

다만, 원자재 선물시장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성이 큰 만큼 관련 ETF이나 ETN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시장가격뿐만 아니라 순자산가치 또는 지표가치, 괴리율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저렴한 보수 강점…2025년부터 과세형평성 개선

ETF와 ETN의 장점으로는 공모펀드 대비 저렴한 보수가 첫손에 꼽힌다. 근래 S&P500, 나스닥100 등 해외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보수가 0.02~0.07% 수준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전 세계 ETF 중에서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보수는 특히 장기 투자에 있어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 요인인 만큼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하는 투자자는 이처럼 보수가 낮은 해외 대표지수 추종 ETF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과 ETN은 거래 시 증권거래세가 없고 환전도 필요 없어 이와 관련된 각종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ETF, ETN와 비교하면 매매수수료도 대체로 낮다. 즉 동일한 해외 지수를 추종한다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상장 해외형 ETF와 ETN의 경우 손익통산이 되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될 수 있는 반면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ETF, ETN은 손익통산이 가능하고 별도의 양도소득으로 분리 과세돼 국내 해외형 ETF와 ETN이 상대적으로 과세 측면에서 불리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내후년부터는 보다 형평성 있게 개편될 예정이다. 

2025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더불어 국내 상장 해외형 ETF와 ETN, 해외 상장 ETF와 ETN 모두 동등한 과세체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과세 불균형이 해소된 상황에서 보수와 거래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국내 상장 해외형 ETF가 투자에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ETF 시장은 투자자들의 과분한 관심과 애정 속에 순자산총액 8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이에 보답하고자 앞으로도 저렴한 비용, 실시간 투자의 장점을 내세워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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