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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하한가 사태에도 개미들 간 큰 레버리지 베팅

  • 2023.06.21(수) 06:00

이달 들어 신용거래융자·미수금 나란히 증가
전문가들 "밸류에이션 부담 감안한 접근 필요"

주식시장에서 연이은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야수의 심장'을 지닌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지수 상승에 발맞춰 거래대금과 함께 신용거래융자와 미수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돌아설 경우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들도 지난 4월 말 차액결제거래(CFD)발 하한가 사태 이후 미수채권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래픽=비즈워치

코스피 2600 찍자 신용거래 증가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1~20일 일평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10%가량 뛴 규모다. 해당기간 코스닥 시장은 8조9000억원에서 8조600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코스피 시장이 9조1000억원에서 10조2000억원으로 12% 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거래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6월 20일 장중 기준으로 1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5월말 대비 2%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CFD발 반대매매에 따른 대량 물량 출회로 선광 등 8종목이 급락했던 지난 4월 24일 1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가 이후 16조원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다시 17조원대를 회복했다. 

단기로 투자금을 빌리는 미수거래도 늘었다. 미수거래는 신용거래융자와 달리 차입 만기가 짧은 대신 증거금이 투자규모의 30%만 있어도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16일 기준 5288억원으로 5월말 대비 12% 급증했다. 지난 5월 24일 2년 3개월만에 최대치를 찍은 미수금은 5000억원대를 쭉 유지중이다.

4월말 8개종목 폭락 사태 이후 6월 14일에도 5개종목이 또다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배경에는 보유한 금액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CFD나 신용거래융자 등 신용 서비스가 동원됐다.

이러한 부정적인 이벤트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증시 활황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피 지수가 2600을 돌파하는 등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지수 고점 부담에 신용거래 폭탄 터질라

문제는 향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돌아설 경우 레버리지 투자 전략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증시 급등으로 고점 부담이 있는데다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부부장은 "지수가 올라가면 예탁금과 신용거래가 올라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상반기는 저점에서 시작해 매수 시점이나 종목이 포인트였다면 하반기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이슈 등이 있기 때문에 엑시트 시점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I혁명을 바탕으로 대형 기술주 상승에 이어 경기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로 글로벌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의지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비용부담이 높아진 경제환경을 감안하면 여전히 향후 매크로 불확실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주요 40여개국 증시에 대해 지난 1년 기준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보다 높은 곳이 80%를 넘어선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감안한 증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들은 미수금 발생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8종목 하한가 사태로 관련 미수채권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5월4일 기준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12개 증권사의 8종목 관련 미수채권 금액은 2521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하한가 사태와 연루된 5종목에 대해 선제적으로 신용거래를 중단한 것도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읽힌다. 아울러 당국의 CFD 규제보완 방안을 마련한 것과 별도로 NH투자증권은 비대면 가입 CFD 포지션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5월부터는 주가가 급등하거나 거래패턴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대해 추가적인 신용거래에 경계심을 갖고 자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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