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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발 증시대책]②입장차 큰 금투세…연말에야 결론

  • 2024.01.10(수) 10:30

시행 1년 앞둔 '금투세'.. 폐지 전격 선언한 대통령
소득세법 개정 필요…벌써부터 여야 입장차 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언급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상법 개정은 그동안 시장참여자들의 요구에 대통령이 화답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세부 내용을 담은 추가 발표가 없어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한 금투세 폐지는 벌써 여·야간 이견을 고스란히 노출하면서 총선 이후로 공회전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 발언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상법 개정과 금투세 이슈의 경과와 전망을 짚어봤다.[편집자]

시행 1년 앞두고 대통령이 언급한 '금투세 폐지'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금투세 폐지 의견을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내 증시의 장기적 상승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며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 합산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에게 20%(3억원 초과 25%)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애초 금투세는 지난 2020년 12월 금투세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을 사실상 전면 확대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대가 이어졌고, 2022년 증시 상황까지 어려워지며 과세 회피성 자금 회수로 시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여야 합의로 2년간 시행을 유예했다. 따라서 금투세는 2025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총선용" 비난하는 야권…여야 합의 가능할까

이처럼 금투세 시행을 1년 앞두고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폐지를 선언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대통령 발언에 화답하며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의 추진 의지는 명확하지만 금투세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최종적인 결정은 국회의 몫이란 얘기다. 그러나 벌써부터 금투세 폐지 여부를 둘러싼 여야간 이견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일지

지난 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대상 현안보고에서 여야는 금투세와 관련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안 보고를 통해 "금융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 경제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금투세 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에 이은 기재부의 공식적인 금투세 폐지 선언에 야당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투세는 투자 손실을 입어도 거래세가 부과되는 손실 과세를 해소하는 등 합리적인 세제를 도입하자고 의견을 모아 도입한 후 유예기간을 합의한 것"이라며 "시행이 1년도 안 남았는데 불현듯 (금투세 폐지를) 던지고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정부가 즉흥적인 정책을 던지고 여론에서 안 받아들여지면 축소하고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행도 안 한 금투세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요인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금투세는 도입부터 주식거래세·양도세와 패키지로 묶였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이 즉흥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옳은 방향이라고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이라 만들어놓은 금투세인데 갑자기 폐지를 들고나오는 게 황당하다"며 "아무리 대통령실 입장이 있고 선거철 요구가 있더라도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정부가 주식시장 정책에 대해서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금투세 폐지는 입법사항인데 (국회와) 논의 없이 총선 앞두고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의원들의 집중포화에 여당은 상황에 따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옹호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상황에 따라 정책이 변화하는 많은 사례가 있는데 현시점에서 금투세가 자본시장과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며 "과거보다 주식투자자가 늘었는데 금투세 과세로 자본시장이 위축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금투세와 관련해 5만명이 힘들어진다고 국회에 청원했다"며 "금융계 인사에게 물어보니 (금투세는) 금융자산으로 부를 늘리는 사람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차는게 아닌가 하는 얘기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세법 관례상 연말까진 진전 어려워…재차 유예 가능성

이처럼 여야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금투세 폐지와 관련한 논의는 사실상 연말까지 진전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투세 조항을 담고 있는 소득세법을 포함한 '세법'은 통상적으로 하반기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나온 이후 연말 여야 간 합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야가 금투세 2년 유예에 합의했던 지난 2022년에도 기획재정부는 7월 중순 세법개정안(2년 유예방안 포함)을 발표했다. 이 내용은 연말인 12월 22일에 다다라서야 가까스로 여야 합의에 성공했다.

결국 올해도 여야 합의가 어려워지면 정부·여당이 다시금 금투세 유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은 여야 의견이 갈리고 있어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가 금투세 도입을 다시 유예하는 방안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결국 금투세 논란은 이번 총선을 지나 다음 대선까지 정치권의 쟁점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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