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행사 문제로 잘못 선임된 KISCO홀딩스 감사위원 분쟁이 임기 2년 내로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주주총회 결의를 무효로 하는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항소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법정 공방이 내년 주주총회까지 이어지면 판결도 의미가 없다.
가처분 항고도 기각…직무대행 체제 계속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ISCO홀딩스는 김월기 감사위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이의신청이 재차 기각됐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KISCO홀딩스는 앞서 심혜섭 변호사가 회사 측 김월기 감사위원의 직무를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의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직무집행정지의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불복한 KISCO홀딩스는 가처분 이의신청에 대해 즉시 항고했으나 이번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월기 감사위원의 직무가 정지된 이유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KISCO홀딩스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와 회사의 표 대결이 진행됐다. 표 대결은 사용할 수 있는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되는 사외이사가 되는 감사위원을 뽑는 안건에서 진행됐다.
당시 후보는 소액주주 대표인 심혜섭 변호사와 회사가 추천한 김월기 감사위원이었다. 주주총회 결과 김월기 감사위원이 선임됐다. 그러나 이후 주주총회 표 집계가 잘못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KISCO홀딩스 주식을 보유한 펀드를 운용하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의결권 사용 자격이 없었음에도 회사 측 후보에 표를 몰아줬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의 의결권 행사 권리는 국민연금이 갖고 있었다.
따라서 원칙에 따라 다시 표를 계산하면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표를 두 후보가 확보하지 못한 상황으로 안건이 부결됐어야 했다. 김월기 감사위원이 공정하게 선임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 변호사는 직무를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김월기 감사위원은 직무가 정지돼 있다. 대신 법원은 공인회계사회가 추천한 유희찬 회계사를 감사위원 직무대행자로 선임해 업무를 맡게 했다.
감사 임기 끝까지 재판 진행…시간 끌기 들어간 회사
KISCO홀딩스는 가처분 소송뿐만 아니라 본안 소송인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앞서 이스트스프링운용, 국민연금, 심혜섭 변호사는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해 지난달 27일 김월기 감사위원을 선임한 결의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에서 졌으나 KISCO홀딩스 새 감사위원을 뽑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가 해당 판결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오는 19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항소 판결을 기다리는 사이 감사위원의 임기가 지날 가능성도 크다. 감사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따라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판결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1심 판결이 신청일부터 결정까지 1년이 소요됐음을 고려하면 내년 3월 이전까지 판결이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는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임기가 지나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새 감사위원을 뽑으면 된다.
KISCO홀딩스 관계자는 "중립적인 감사위원을 법원에서 선임했기에 현재 회사 업무는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법원의 결정에 대해 항변하기 위해 항소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