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정은보 이사장 "밸류업, 노력의 보상 받도록 유인책 더 만들것"

  • 2025.02.11(화) 15:47

한국거래소 11일 신년 간담회…4대 핵심전략 발표
증시 진입‧퇴출체계 개선해 자본시장 신뢰 회복
3월 ATS 출범 대비해 수익 다각화 전략도 세워

11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거래소 핵심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최성준 기자 csj@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넘어서 고평가를 받는 수준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저평가 속 하락세의 늪에 빠졌다. 올해 초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가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해 역점사업으로 삼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국내 증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1일 서울 사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담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거래소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목표도 '밸류업'…'디스카운트' 넘어 '프리미엄' 목표

거래소가 세운 4대 핵심전략은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 △투자자 신뢰 제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먼저 거래소는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착을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표창, 기업 간담회‧컨설팅 확대, 밸류업 펀드 투입 증대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개별기업의 주가는 기업이 얼마나 미래에 돈을 잘 벌 것이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의 기업 현금흐름, 수익성 등을 기초로 주가를 평가해 봤을 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20~30% 디스카운트 돼 있다"라며 "이처럼 디스카운트된 부분을 회복하는 게 밸류업의 취지로 이 외에 기업이 혁신을 통해 주가를 올려야 하는 부분은 거래소의 역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밸류업 우수기업은 오는 5월 선정한다. 거래소는 밸류업 우수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에 지정감사 유예 가점, 코리아밸류업지수 우선 편입의 기회를 줄 예정이다.

다만 세제혜택등 실질적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인세 세액공제 등 밸류업 세제혜택으로 준비했던 방안은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세제혜택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정부가 제안한 세제혜택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거래소도 지원하고 추가적인 세제혜택에 대해서도 제안하겠다"라며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고 코리아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기업이 밸류업에 대한 노력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유인책을 더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거래소는 기업 간담회 및 설명회 등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밸류업 상담을 확대해 나가고, 현재 5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밸류업 펀드 규모도 단계적으로 늘려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등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해외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증시 진입‧퇴출 개선해 투자자 신뢰 회복

거래소는 투자자 신뢰를 높여야 밸류업 효과가 배가 될 것이라 봤다. 이를 위해 시장관리체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효율적으로 바꿔 부실‧한계기업의 퇴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시가총액 및 매출액 퇴출 기준을 두고 이에 미달하면 퇴출하는 식이다. 상폐 과정에서 심의 단계를 축소하고 코스피 기준 최대 4년까지 줬던 개선기간도 이보다 축소한다. 바뀐 퇴출 과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장폐지종목 투자자의 보호장치도 보완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시장 건전성도 높인다. 기관투자자가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판매하지 않도록 의무보유 확약을 늘리고, 수요예측 참여자격 기준을 높여 과열 양상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한 코너스톤투자자 및 사전수요예측 제도를 도입해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도 높일 계획이다.

정은보 이사장은 "IPO 시장 건전성 제고는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과제로 세부적인 개선 계획을 차질 없이 해나갈 것"이라며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차별성을 고려한 시장관리체계 전반적인 개선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도 도입했다며 시장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NSDS는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내역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점검시스템이다.

다음달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도입을 앞두고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시장운영‧청산‧결제‧시장감시체계를 통합해 거래 효율성 및 안정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경쟁환경을 계기로 거래소도 더 효율적으로 시장을 운영할 수 있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함께하고 필요한 개선을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거래소와 ATS는 언제나 투자자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자본시장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11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거래소 핵심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최성준 기자 csj@

ATS 출범에 거래소 수익감소 예상…"수수료 수익모델 탈피"

다만 ATS 출범 이후 거래소의 수익성 감소가 예상된다. 거래량이 분산되면서 거래소의 주 수입원인 거래수수료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거래소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ATS가 매매중개와 관련한 시장을 담당하게 된다면 한국거래소의 수익모델과 관련해서는 일정 부분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른 대책으로 미래사업본부를 만들고 매매중개수수료 위주의 수익모델에서 다양한 수익모델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 사례를 참고해 독자 지수브랜드를 만들거나, 고객 맞춤형 데이터 대량생산, 리서치 기능 확대 등 사업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또 밸류업 연계지수, 인컴형 지수, 해외 파트너십 지수 등 혁신 지수 라인업을 늘리고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해외시장에 상장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공시체계도 확립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국제표준을 적용한 차세대 상장공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영문 공시 번역 서비스도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등 올해 녹록지 않은 자본시장 환경에 대응해 한국 시장이 '프리미어 자본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4대 핵심전략 및 12개 추진과제 등 전략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