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급성장하고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시장 공략에 나섰다. VOD 매출목표도 올해 1700억원에서 2020년 1조원으로 올렸다. 현재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에 한해 VOD를 서비스 중이지만 향후에는 아날로그 가입자에게도 VOD를 서비스 하고, 유투브 형식으로 VOD 콘텐츠도 대폭 늘린다는 전략이다.
22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작년 콘텐츠 소비시장은 극장 매출액이 약 1조6000억원으로 케이블TV·IPTV 합산 VOD 매출액 약 1조원 보다 컸다. 하지만 VOD 성장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2년내 VOD 매출액이 극장 매출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람들이 집밖 보다는 안방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TV 프로그램도 본방송 이외에 VOD를 통해 시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급성장하는 VOD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올해 관련 매출 1700억원에서 2018년 5000억원, 2020년 1조원까지 늘릴 방침이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왜 VOD 시장 승부거나
국내 VOD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동안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VOD 하면 IPTV를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작년말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는 700만, KT IPTV 가입자는 500만이지만 VOD 매출액은 KT IPTV 2000억원, 케이블TV 1500억원으로 역전 상태다. 또 케이블TV 하면 아직도 올드(Old)한 이미지가 남아있다.
이러한 이미지를 벗어버리겠다는 것이 케이블TV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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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대표는 "VOD 하면 IPTV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IPTV 보다 케이블TV가 먼저 VOD 서비스를 시작했을 만큼 앞서있다"면서 "콘텐츠 보유수도 케이블TV가 17만편, KT IPTV가 15만편으로 차이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연도별 VOD 이용자 비율추이에 따르면 2011년 5%대에 불과했지만 2014년 20%에 육박할 만큼 올랐다"면서 "케이블TV 가입자의 VOD 수요가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또 케이블TV 업체 스스로도 VOD는 부가사업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영화 콘텐츠의 경우 과거에는 빨라야 극장 개봉후 2주일 뒤 VOD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극장 개봉과 동시에 VOD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일부 영화는 극장 개봉없이 VOD에서 최초 개봉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케이블TV 업계가 VOD 서비스를 위해 판권비용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 대표는 "향후에는 케이블TV 아날로그 가입자에게 별도 동글(Dongle)을 주고 VOD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방법도 구상중이다"면서 "영화·드라마 등 엔터형 콘텐츠 뿐만 아니라 유투브 처럼 유저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까지 VOD 서비스 되도록 콘텐츠 다양화에도 신경쓸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콘텐츠 검색은 스마트폰으로 하고, 스마트폰과 TV를 연결시키는 앱 개발도 추진 중이다. 그는 또 "케이블TV VOD도 자체 제작 콘텐츠를 보급할 방침이다"면서 "미국 VOD 시장 1위업체인 넷플렉스도 몇 편의 드라마를 제작·서비스해 인기를 끈바 있다"고 설명했다.
◇넘어야 할 산 "정당한 콘텐츠 대가"
VOD 시장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케이블TV 업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적정한 콘텐츠 비용이 어느 선이냐 이다.
2012년 발표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케이블TV 수신료는 월평균 7700원으로 호주 7만7000원, 일본 6만1600원, 싱가포르 4만1800원, 홍콩 1만4300원에 한참 못미친다. OECD 국가 평균치인 4만480원에 비해서도 5분의1 수준이다. 최 대표는 "국내에선 방송콘텐츠가 통신과 결합상품으로 팔리면서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했다"면서 "방송을 통신에 끼워팔기 하는 것은 산업발전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VOD 콘텐츠시장에 형성된 갑을관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상파방송 이다.
케이블TV VOD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사들은 자사의 본방송 시청률 하락의 원인이 VOD 서비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본방송이 끝난 뒤 2시간 뒤부터 유료서비스 또는 3주일 뒤부터 무료서비스 되는 VOD 때문에 시청자들이 본방송을 잘 안보려 한다는 논리다.
이에대해 최 대표는 "지상파 시청률 1%p를 광고비로 환산하면 단가는 1200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를 VOD로 대체하면 3억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면서 "지상파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에 집착하기 보다 VOD 판권을 챙기는 것이 더 이익인데 왜 VOD 서비스를 탓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방송 3주뒤부터 무료서비스 되는 VOD도 시청자는 무료지만 케이블TV VOD는 지상파방송사에게 연간 260억원을 주고 있다"면서 "시청률 저하 문제는 한정된 시청자 속에서 종편을 비롯한 채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