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달 31일 국정감사장에서 구글을 겨냥해 내뱉은 발언을 계기로 양 사의 날선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구글코리아가 이 창업자의 발언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자 네이버가 작심한 듯 비판에 나섰다.
네이버는 9일 한성숙 대표이사 명의로 공개 질의문을 내고 구글코리아의 세금 납부액, 고용 규모, 망사용료 등을 각각 공개하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 창업자의 국회 발언에서 구글과 관련된 언급은 '세금을 (하나도) 안 낸다', '고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제대로) 안 낸다', '(이익에 합당한) 고용이 없다'는 뜻"이라며 "이는 해당 문제들이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글은 영국에서 몇년 전부터 매출 규모를 공개했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매출 규모를 밝히면서도 우리나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매출을 밝히지 않는 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버는 구글의 고용과 관련 "2006년 당시 약속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구글플레이와 관련한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 것인지,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네이버의 경우 2017년 10월 말 기준 8105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래픽 비용과 관련해선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유튜브(동영상) 서비스와 앱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어뷰징(검색조작)과 정치권 압력 등 검색 업체로서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공론화를 제안, 두 회사간 공방의 확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구글은 외부의 시도에 검색 결과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했다"라며 "하지만 미국 구글에서 ‘how to rank website higher in google’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최상위에서부터 ‘돈을 주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랭크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검색 결과와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의 입장에는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라며 "구글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특정 웹페이지를 구글 검색 결과 상단에 올린다는 이 업체의 주장은 거짓일 것이고, 구글은 허위 주장을 하는 업체의 광고를 노출시켜주며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구글도 많은 경우 검색 광고가 검색 결과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의 검색 결과는 광고 비용이라는 금전적 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검색 알고리듬에만 기반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구글 검색이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선 "검색 산업의 특수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구글이 동일한 업종에 속한 기업에게 치명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공식 입장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네이버는 구글이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구글이 막대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밝힌다면, 구글의 로비 활동이 검색 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구글코리아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국정감사 발언(10월31일)에 대해 지난 2일 공식입장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며 유감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