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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수십억짜리 유전자가위 치료제 첫 승인

  • 2023.12.17(일) 11:00

美 카스게비·리프제니아 약가 각 29억·41억원 책정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12세 이상 환자의 겸상 적혈구 질환(SCD) 치료를 위한 최초의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와 리프제니아(Lyfgenia) 2개 제품을 승인했습니다. 겸상 적혈구 질환은 유전자 이상에 따른 헤모글로빈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중 하나가 정상의 것과 다르게 변이해 적혈구가 낫모양으로 변하면서 악성 빈혈을 유발하는 유전병인데요. 

겸상 적혈구는 혈관의 흐름을 방해하고 신체 조직으로 산소가 전달되는 것을 막아 혈관 폐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각한 통증과 기관 손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아프리카계 인종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미국에서만 약 1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허가 받은 카스게비는 미국 바이오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스위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리프제니아는 미국 블루버드바이오가 개발했는데요. 두 제품 모두 유전자를 잘라내 편집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이 적용된 치료제입니다. FDA가 유전자가위 치료제를 허가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먼저 카스게비는 게놈(염색체에 담긴 유전자) 편집 기술의 일종인 크리스퍼 카스9(CRISPR/Cas9)을 활용하는 기전입니다. CRISPR/Cas9는 표적 영역의 DNA를 절단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절단된 DNA를 정확하게 편집(제거, 추가 또는 교체)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변형된 조혈모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면 골수 내에 부착 및 증식되고 산소 전달을 촉진하는 헤모글로빈의 일종인 태아 헤모글로빈(HbF)의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겸상 적혈구 질환 환자의 경우 HbF 수치가 증가하면 적혈구가 낫모양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리프제니아는 유전자 변형을 위해 렌티바이러스 벡터(유전자 전달체)를 사용하는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제입니다. 리프제니아는 환자의 혈액 줄기세포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정상적인 성인 헤모글로빈인 헤모글로빈 A와 유사한 'HbAT87Q'를 생성하도록 유도합니다. 

두 제품 모두 환자 자신의 혈액 줄기세포를 변형해 만들어지며 변형된 조혈(혈액) 줄기세포는 일회성, 단일 용량으로 주사를 통해 주입합니다. 향후 FDA는 카스게비, 리프게니아를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연구를 진행해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두 제품의 약가가 초고가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치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카스게비 가격은 220만달러(약 29억원), 리프제니아는 310만달러(약 41억원)에 달하는데요. 하지만 국내에는 겸상 적혈구 질환 환자가 거의 없어 이 두 제품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은 항암제인 CAR-T 세포 치료제 '킴리아'로, 1회 치료비용은 약 3억6000만원에 달하는데요. 킴리아는 지난해 4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1회 약가가 200만원으로 환자들의 부담이 대폭 낮아지기도 했죠. 

FDA 생물학 평가 및 연구 센터장 피터 마크스 박사는 "이번 승인은 인간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FDA의 방침이 반영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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