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두나무밖에"…경찰청 '압수 가상자산 보관사업' 논란

  • 2026.07.01(수) 07:40

천재지변 등 사고도 100% 보상 조건
"자본·인력 갖춘 대형거래소만 유리"

경찰청이 압수한 가상자산의 보관사업을 발주하면서 수량을 공개하지 않고 사고시 무조건 100% 보상을 조건으로 내걸어 업체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9일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을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발주한 뒤 24일 입찰을 마감했다. 사업 금액은 2억6700만원으로 정해졌지만 보관할 가상자산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입찰에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비롯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코빗 컨소시엄 등 수탁업체와 지갑업체인 헥토월렛원 등 사업자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향후 공공기관 등의 수요를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입찰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이 입찰 과정에서 보관 수량을 밝히지 않은데다, 탈취 등 사고시에는 무조건 보관업체가 전액 보상하는 걸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업계가 정확한 보관 규모를 파악하려 하는 것은 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 등이 목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탁규모를 지난 4월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경찰청 보유분 2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압류 가상자산 규모는 그 사이 증가할 수 있어 훨씬 더 금액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보관 물량이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발주 건은 앞서 3차례 유찰됐는데, 이 때 입찰에 참가했던 업체 중 보험 가입으로 수탁 보장금액이 300억원에 달했던 곳들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액 보상도 문제다. 경찰청은 입찰 공고를 내면서 '보관 중인 가상자산이 손실되었을 경우 압수한 가상자산은 어떠한 경우에도 100% 보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일반적으로 산업계에서는 천재지변,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 발생 때 보상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전산장애 등은 보상하지만 천재지변 등의 사유는 제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압수 자산 규모는 수사 사항에 해당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체적인 금액 안내가 어렵다"며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발생한 손해(귀책사유가 없는 경우 포함)라 하더라도 국가가 압수한 자산인 만큼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사항을 제안요청서에 명시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경찰청은 입찰 기업들에 △가상자산 전송시 다중서명(멀티시그)체계 등 암호화 보안적용 △24시간 업무 수행 등을 명시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멀티시그는 거래나 자산 이동 시 2개 이상의 개인 키를 요구해 24시간 체계로 확대할 경우 인력 운영 부담과 키 접근 권한자 증가에 따른 보안 리스크가 커진다"며 "이번 사업은 인력 운영, 자본 두 측면 모두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대형 거래소에 유리한 구조"라고 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을 통과할 곳은 사실상 두나무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많은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앞서 3번의 입찰에서 모두 떨어진 바 있어 다시 붙을 가능성이 낮고, 보상 조건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은 두나무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경찰청 발주 사업이 고의·과실이 아닌 천재지변 등 사고에도 무제한 보상을 조건으로 해 입찰업체 중 낙찰될 곳은 사실상 한 곳 밖에 없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사업자 라이선스를 따고 매년 적자를 감내하며 사업 기회를 기다려왔는데 정작 좋은 기회는 대기업이 차지하게 됐다"고 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