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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4세 시즌2]⑮삼진제약 '50년 동업' 그 끝은?

  • 2018.11.16(금) 14:30

창업자 조의환·최승주 회장 50년간 동업 경영
2세 조규석·조규형·최지현 임원으로 경영참여
지분승계는 없어…78세 노익장 경영 언제까지

삼진제약은 김영배, 조의환, 최승주, 공정오 등이 동업으로 시작해 50년을 이어오고 있는 회사다. 1968년이 설립일이지만 1972년 대한장기식품을 인수, 주식회사 삼진제약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제약사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1977년 두통약 게보린을 출시한 이후 국내 진통제 시장 1위를 거머쥐었다. 이를 발판으로 1988년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공동창업자 중 가장 연장자인 김영배 회장이 2001년 말 유일한 계열사였던 일진제약(건강보조식품업체, 현 코스맥스바이오)으로 옮겼고, 김 회장에 앞서 일진제약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공정오 씨도 2002년 초 삼진제약의 공식 직함에서 물러났다.

이후 공동창업자 가운데 동년배인 조의환(78) 회장과 최승주(78) 회장 두 사람의 '쌍두마차' 경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조 회장이 연구개발, 최 회장이 영업·관리 부문을 담당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뚜렷한 업무 구분 없이 두 사람 모두 총괄 회장을 맡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분율은 조의환 회장이 12.15%, 최승주 회장이 8.83%로 3.32%포인트 차이다. 각자 친인척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 측 12.85%, 최 회장 측 9.69%로 3.16%포인트로 다소 좁혀진다. 이 지분율 격차는 20년 전인 1998년(조의환 9.67%, 최승주 5.98%)과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다.

그동안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지만 이를 두고 '지분 확보 경쟁'으로 단정하기도 모호하다. 어느 누구도 지분율 격차를 단숨에 벌리거나 좁히고자 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2년 이후 지금까지 6년간 어느 쪽도 지분율을 1%포인트 이상 늘리지 않은 채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두 창업자 가문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면 임직원으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이 4.48%. 자사주가 11.49%이다. 두 가문 사이에서 일종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삼진제약의 역사를 따질 때 조 회장과 최 회장 못지않은 상징적 인물은 전문경영인 이성우(74) 사장이다. 일동제약 출신인 이 사장은 최 회장이 1974년 영입한 인물로 2001년 대표이사 승진 이후 지금까지 18년째 전문경영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던 2000년대 초 제약업계에선 삼진제약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창업자 두 명이 여전히 회사에 몸담고 있었지만 영업·연구개발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이 사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한 데다 경영수업을 받는 창업자 2세들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부터 2세들이 속속 입사하면서 이 분석은 퇴색하고 후계 구도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최승주 회장의 딸 최지현(45) 마케팅·개발담당 상무, 조의환 회장의 장남 조규석(48) 경영관리담당 상무, 조 회장의 차남 조규형(44) 기획담당 이사가 근무 중이다.

이 중 두 가문의 맏이인 최지현 상무와 조규석 상무는 2016년 초 나란히 임원(이사)이 된 이후 올해 초 정기인사에서 또 한 번 나란히 상무로 승진했다.

아직 2세로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지현 상무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소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준은 아니다.

창업연도 기준으로는 50년, 다른 동업자들이 물러난 후 조 회장과 최 회장이 쌍두마차 경영에 나선 이후부터 따져도 20년 가까이 이어온 두 가문의 행보는 세간의 관측과 달리 적어도 외형상 균열 조짐을 보이진 않고 있다. 2세들도 아직 어느 한쪽이 튀거나 모자람도 없는 모양새다.

관건은 창업 1세대의 나이가 80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제약업계엔 80대에도 왕성하게 활약하는 '현역 회장'을 심심찮게 볼 수는 있지만 이 경우는 어느 정도 지분을 승계했거나 비상장회사를 통해 간접 승계를 마무리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삼진제약은 2세 지분 승계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비상장회사도 없는 단일회사라는 점에서 두 가문이 어떻게 승계의 해법을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나란히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돼 2021년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게 된다. 두 사람이 81세가 되는 2021년 또 한 번 연임하느냐, 2세들에게 등기임원 자리를 물려주느냐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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