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9일 건설부문 개편을 끝으로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 4개 사업부문의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건설부문 조직개편은 각 사업부별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위험성이 커진 해외사업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앞서 지난 8일 삼성물산은 옛 제일모직의 건설사업부문을 기존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이관해 건설사업을 일원화하는 내용의 리조트·건설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 3대 사업부 유지..GE식 책임경영 접목
▲ 삼성물산 건설부문 조직도(자료: 삼성물산) |
이날 발표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기존 ▲빌딩사업부 ▲토목(Civil)사업부 ▲플랜트사업부 등 3대 사업부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작년 말 빌딩사업부로 흡수통합된 주택사업본부도 그대로 뒀다.
하지만 각 사업부장에 대표이사 수준의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사업부 및 프로젝트별 책임경영을 강화키로 했다. '사업부 완결형' 체제를 도입해 사안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는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책임경영 방식은 이 회사 최치훈 사장이 과거 몸담았던 제네럴일렉트릭(GE)의 경영방식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Listen(듣고), Delegate(책임을 위임하고), empower(권한을 준다)'는 최 사장의 'GE식' 지론이 반영된 것이란 후문이다.
아울러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지난 9월 신설한 GBO(Global Business & Operations) 조직을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또 해외 조직을 현지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물산 GBO는 이달 초 그룹 인사에서 승진한 GE 출신 존 창(John Chang)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GBO 내 기존 동남아총괄은 AP(아시아·태평양)총괄로 변경해 호주, 아시아지역을 통합 관리하고 중동총괄은 MEA(중동·아프리카) 총괄로 확대해 중동과 아프리카 전 지역을 맡긴다. 사업 수행과 함께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키워 사업기회를 모색한다는 차원에서다.
한편 옛 리조트·건설부문에서 넘어오는 직원 800여명에 대한 물리적 통합은 내년 1월 중순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전 인력이 일원화된 건설부문 내 유관 조직으로 분산 배치되는 방식이다. 이 인원들은 당분간 태평로 사옥으로 출근하면서 통합을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 상사·패션·리조트, 사업부 간 시너지 강화
▲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해외영업 전략 실행력 강화를 위해 중남미 담당을 신설하는 것 외에는 큰 변화 없이 기존 조직을 유지하게 된다. 다만 통합 시너지를 위해 패션·식음 사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상사 네트워크 활용, 상사의 글로벌 섬유·식량사업 확대 등에 대한 방안이 모색된다.
상사부문에서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2팀장을 담당하다 친정으로 복귀한 부윤경 부사장이 화학소재 사업부장을 맡게 된다. 부 부사장은 과거 상사부문 기계플랜트사업부장을 지냈다.
이건희 회장 차녀 이서현 사장이 새로 부문장을 맡은 패션부문은 기존 상품본부 등 사업본부를 총괄하는 상품총괄본부와 사업별 전략 기능을 통합한 전략팀을 신설했다. 또 기존 브랜드별 직제를 직무별로 개편해 인력과 조직의 효율화와 전문성 강화를 꾀했다.
건설사업을 떼낸 기존 리조트·건설부문은 명칭을 리조트부문으로 변경하고 1개 사업부(리조트사업부), 2개 팀(골프사업팀, 조경사업팀)으로 운영된다. 현재 리조트부문은 테마파크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리조트부문장인 김봉영 사장은 종전 삼성웰스토리 김동환 대표가 삼성라이온스 대표로 이동함에 따라 삼성웰스토리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한편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후 전사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시너지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문간 시너지 창출과 협력을 위한 전사 차원의 지원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