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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 그늘]③황금알이냐 쪽박이냐

  • 2018.11.14(수) 14:56

토지보상, 땅투자의 허들 '환금성' 보완 매력적 투자
보상액 크지 않고 이주자택지 메리트도 예전만 못해
그린벨트 막연한 기대감·잘못된 정보로 투자했다 '쪽박'

나몰라씨(가명)는 지난해 9월 구룡마을(개포동 산 147-3번지)에 있는 땅 35.8㎡를 1억1455만원에 낙찰받았다. 해당 땅의 법원 경매감정가는 약 4546만원이다. 감정가 대비 무려 252%에 해당하는 낙찰가격이다. 이 곳의 당시(2017년 기준) 공시지가는 ㎡당 32만7900원이다. 공시지가의 10배에 달하는 ㎡당 319만원에 낙찰받은 셈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땅을 낙찰받기 위해 무려 7명이 경쟁을 벌였고 심지어 2등과의 금액 차이는 955만원에 불과했다.

다른 투자자 묻지마씨(가명)도 구룡마을(개포동 산 156-2번지)에 있는 땅 3만3322㎡ 중 164.8㎡(지분거래)를 2억5520만원에 낙찰받았다. 감정가는 약 1억3515만원. 감정가대비 189%에 달하는 낙찰가다. 이 곳의 공시지가는 ㎡당 104만6000원인데 ㎡당 155만119원에 낙찰받은 것이다.


강남구에 자리잡은 '판자촌' 구룡마을은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가 2014년에 해제됐고 2016년 12월 재지정됐다. 이후 이처럼 땅을 소유하기 위한 낙찰 경쟁 또한 치열했다.

구룡마을은 내년 6월께 토지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낙찰 사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실패 사례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고가로 낙찰을 받은 것일까.

신태수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 대표는 "당시 토지보상 과정에서 이주자택지를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주자택지는 공람공고(지구지정) 이전에 거주했던 사람을 대상으로 주는 것이고 토지보상금도 공시지가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결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이처럼 토지보상이나 혹은 추가 신규택지 지정 및 개발제한구역(이하 그린벨트) 해제, 인근 지역의 개발 기대감 등을 노린 땅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섣불리 투자자에 나섰다가는 황금알이나 대박이 아닌 쪽박을 찰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 토지보상 무엇이 매력일까

그렇다면 토지보상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통상 땅 투자는 주택이나 상가, 오피스텔 등과 달리 부동산 투자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미래가치를 분석하기 어려운 데다 무엇보다 현금화하기 어려운 환금성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이 환금성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토지보상 지역에 투자(경·공매 포함)하는 것이다.

해당 사업지구의 땅은 언제 팔릴지(보상시점)를 예측할 수 있고, 이 땅을 사줄 대상(정부)도 있다. 심지어 전문가라면 토지보상금이 얼마가 나올지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경·공매의 경우 낮은 가격으로 낙찰 받을 수록 토지보상을 통해 차익실현 몫도 커진다.

토지보상에 운이 좋으면(실제론 조건이 맞으면) 이주자택지나 상가부지 등도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 구룡마을 낙찰 사례 역시 이를 노린 투자이기도 하다. 특히나 강남 한복판이니 이주자택지만 분양받으면 큰폭의 프리미엄을 얻을 것이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엔 농·축산업 등의 영업을 했던 원주민에게 상가부지를 제공하는 등 영업보상을 노리고 해당 기준을 채우기 위해 벌통 20개를 갖다 놓거나 닭 200마리를 풀어놓는 등의 편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를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업체 역시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최근엔 사업시행자 역시 이를 감시하기 위해 드론 등 첨단기법을 활용하면서 사실상 이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보상을 받는 것은 옛날얘기가 됐다는 것이다.

 


◇ 땅으로 몰리는 돈

지난 9.21 공급대책 발표 이후 해당 지역에 대한 투자는 지난달까지 큰폭으로 늘어났다. 결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 발표 전인 7~8월부터 9월까지 해당 지역 토지거래는 급증했다. 특히 상당수가 지분거래 형태로 이뤄졌다.

 

정부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10월엔 거래가 더욱 늘어났다. 대부분이 그린벨트 지역에서 이뤄졌고, 지분거래 형태였다. 결국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토지보상이나 개발 기대감을 노린 투자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분거래가 많다는 것은 기획부동산의 개입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시흥시 하중동의 경우 10월 토지거래는 무려 82건에 달했다. 9월의 19건보다 무려 4.3배나 늘어났다. 82건 모두 개발제한구역에서 이뤄졌고 단 한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분거래 형태였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에서도 10월에만 무려 66건이 거래됐다. 모두 개발제한구역내 토지에서 이뤄졌고, 57건이 지분거래였다.

광명시 하안동에서도 52건의 거래가 있었다. 역시 모두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이뤄진 거래이고 5건을 빼면 모두 지분거래 형태였다.

서울 역시 그린벨트 해제 기대감에 지난달 서울지역 토지거래 345건 가운데 22%에 해당하는 76건이 그린벨트에서 투자가 이뤄졌다. 이중 상당수는 구로구 궁동에서 거래됐고, 서초구 내곡동 등도 포함됐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도시 등의 공급 정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으로 결국 투기꾼들이 이들 지역으로 몰리면서 또다른 투기를 양산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 강남구 내곡동 그린벨트 지역 인근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 토지보상, 황금알 낳는 거위?

전문가는 물론이고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조차도 최근들어 나타나는 이같은 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설 성남 금토지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한 관계자은 "최근 실거래 올라온 건들은 대부분 기획부동산에서 한 거래"라며 "지구 지정된 인근의 또다른 그린벨트에 투자한 것인데 개발이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할만 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방문했던 남양주 진접2지구 한 주민도 "진접선이 들어오면서 전철 교각이 생기고 창동 기지창이 이쪽으로 이전하는 등 개발기대감이 커지자 2015년도 이후 평당 150만~250만원까지 주고 이 땅(그린벨트)을 산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때는 (민간)개발될줄 알았지 공공주택지구로 묶일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막연한 개발기대감만을 갖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토지보상금을 통상 공시지가의 150~200% 수준으로 추산하지만 이 역시 용도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통상 임야의 경우 100~110%, 농지 120~130%, 대지가 150%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린벨트 지역의 경우 최근 거래된 건을 봐도 대부분 임야나 농지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보상액은 150%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감정원 보상업무 한 관계자도 "투자금액 대비 수익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주자택지도 과거 (토지)조성비용이 저렴하고 부동산경기가 좋을 때는 메리트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에선 피가 많이 붙지 않는다"면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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