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동산 시장이 연이어 '장날'이다.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암울했던 지난해 상반기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교통호재에 규제 풍선효과가 맞물리면서 가격도 거래도 상승세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인천 곳곳에서 분양이 본격화된 가운데, 매수 열기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 나홀로 상승? '그때와 다르다'
인천의 주택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암울했다.
검단신도시가 속한 서구의 경우 열악한 대중교통망, 3기 신도시 지정 등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했다. 지난해 4월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미분양 문제가 심각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정부가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볕이 들기 시작했다. 검단신도시엔 인천1호선과 2호선,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연장,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설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서울의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자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풍선 효과'도 주효했다. 지난해 12‧16대책으로 서울 주택 보유자에 대한 규제가 한층 심해지면서다. 인천은 신도시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청약이나 대출 규제가 크게 없어 비규제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인천의 주택 거래량이나 집값 상승세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인천지역 아파트 거래량(한국감정원 통계)은 지난해만 해도 1만 가구 아래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12월 1만186건, 올해 1월 1만8841건, 2월 1만3637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지인 매입 건수도 동반 상승했다.
인천시의 아파트 외지인 매입 건수는 지난해 12월 3000건을 넘어서고 올해 1월 5457건, 2월 4677건으로 느는 추세다. 특히 서울에서 인천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가 올해 1월 3922건, 2월 3497건으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이에 인천 서구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6월 2607가구에서 올해 1월 411가구로 급감, 지난달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
수요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집값도 상승세다. 아파트 중위매매가격도 지난해 내내 2억5000만원 전후였다가 올 들어 2억8000만원대로 올라섰다.
◇ 청약시장도 후끈...열기 지속될까
청약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인천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1순위 청약이 미달되거나 청약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분양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는 206대 1 ▲이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72대 1 ▲같은 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부평'은 84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올해도 인천 곳곳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 분양을 마쳤거나 분양을 준비 중인 가구는 총 4만6368가구로 전년(3만8108가구) 대비 22%가량 많다.
지난주 '검단신도시 우미린 에코뷰', '검단신도시3차 노블랜드 리버파크'가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섰다.
4월엔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3차', 5월엔 한들구역 도시개발사업인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등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어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천은 신도시에 반드시 필요했던 교통망이 확충되고 비규제지역 영향력까지 작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며 "경기도 용인‧수원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뒤늦게 움직인 편이기 때문에 상승세를 좀 더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좋아 인천에서 있을 청약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적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위축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어 향후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접근성, 광역 교통망 여부 등에 따른 입지별로도 격차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일 팀장도 "과거 송도에서 분양이 잘 됐다가 잔여물량을 빨리 털지 못하고 미분양으로 주춤했던 것처럼 올해 분양 단지들도 입지에 따라 잔여물량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