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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압구정서 딱 한 채 팔렸는데…80억 신고가 '왜?'

  • 2022.02.22(화) 08:46

잠실5단지 심의 통과…술렁이는 재건축 시장
강남권 수요 여전?…새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와중에 되레 뜨거워지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재건축 시장인데요. 그간 꽉 막혔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다음 정권에서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강남 부촌인 압구정동에서 이뤄진 거래인데요. 지난달 18일 압구정 현대 1차 전용 196㎡가 처음으로 80억원 대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3월 같은 면적이 64억원에 팔렸는데, 10개월 만에 무려 16억원이나 오른 가격에 팔린 겁니다.

그런데 사실 올해 들어 압구정동에서 팔린 아파트는 고작 한 채에 불과합니다. 이 거래가 바로 신고가였던 겁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거래로 분석됩니다. 현대 1~7차와 10, 13, 14차가 포함된 압구정3구역은 지난해 4월 재건축 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에 신청하기도 했고요.

이 거래 한 건으로 시장의 흐름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거래가 강남 주요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규제 등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뿐 강남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는 해석입니다.

실제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크게 줄었는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69건, 올해 1월 46건에 불과합니다. 이는 주요 재건축 단지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데다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 등의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지만 물밑 수요는 여전하다는 분석입니다. 얼마 전 '잠실주공5단지'의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최고 50층의 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하게 됐죠. ▶관련 기사:잠실5단지 '50층 아파트' 신호탄…들뜬 강남·여의도 재건축(2월 18일)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실제 잠실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문의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심의 통과된 뒤 사업 절차 등의 문의는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근 사무소 대표 역시 "모처럼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지역 문제 등으로 당장 거래가 되지는 않지만 향후 일정이나 계획 등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최근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최근 강남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조치 계획'을 제출하며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요. 여의도 시범과 한양, 잠실 장미 등은 서울시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제도인 '신속통합기획'에 신청하는 등 시장이 활기를 띄는 모습입니다.

재건축 시장에 대한 수요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 흐름에서도 읽을 수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로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재건축 기대 단지들이 많은 강남구의 경우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가 0.08%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반면 서울 전체 5년 이하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변동률이 -0.06%로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졌고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내놓을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 대선 후보 모두 주택 공급을 늘린다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는 언급까지 곁들여가며 안전진단 완화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약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마찬가지죠. 안전진단 규제는 물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결국 누가 되든 재건축 시장에 호재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규제 완화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일 텐데요. 장기적으로는 서울 주택 공급난을 완화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적인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잠실주공5단지나 압구정현대, 대치 은마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들은 분양가가 싸기는 어려운 곳"이라며 "특히 서울 도심에서 신축 단지가 생기면 주변 시세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급을 통한) 하향 안정보다는 가격을 상승 쪽으로 시장을 이끌 확률이 크다"며 "그렇다고 계속 규제를 이어가면 서울 도심의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상승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워낙 집값이 많이 오른 탓에 강남 등 주요 지역 재건축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확대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의 재건축 이슈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도 "대출 규제 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미 많이 오른 집값을 감당할 만한 수요가 없다는 점에서 국지적 상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당장 서울 등 도심에서의 공급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겨우 안정화하고 있는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죠. 과연 새 정부는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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