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들이 좀 더 편리한 거주환경을 찾아 경기·인천 등 대규모 신규주택 공급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밖으로 이주하면서 자가·아파트 거주 비중이 커졌고, 주택면적 또한 커졌다.
다만 이주자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서울에서 생업을 유지하는 등 서울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서울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서울에 부담 가능한 양질의 신규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도권 내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을 12일 발표했다. 통계청의 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 원시 자료(마이크로데이터)와 자체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설문조사는 지난 3월22일부터 29일까지 최근 5년 이내 서울 시계 전출입 경험이 있는 서울 및 경인 지역 거주자 208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분석결과, 서울에서 주로 전출하는 지역은 경기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남양주 등이었다. 1989~1996년 1기 신도시 개발 당시 전출 인구가 급증했고, 2001년 2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서울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서울 인구 전출을 유발한 주요 원인은 양질의 주택 수요와 맞물린 수도권 주택지 개발, 신도시 건설로 분석된다"며 "일반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던 매매가격 및 월세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민이 경기도로 전출한 이유는 주택 문제가 가장 컸다. 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부 사유는 △주택 임대계약 만료 △이직 △결혼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로 전출한 뒤 자가 비중은 30.1%에서 36.2%로 증가했고, 아파트에 거주하게 된 이들도 42.6%에서 66.8%로 늘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1.4%가 경기도로 전출 시 주택면적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다. 실제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 시 주택 규모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2.5%에 이르렀다. 반면 경기→서울 전입 시 주택 규모가 증가했다고 답한 경우는 28.5%에 그쳤다.
아울러 경기·인천으로 이주한 사람 중 46.5%는 여전히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인 거주자 중 주 1회 이상 서울에 방문하는 응답자는 50.4%, 월 1회 이상 방문은 81.3%였다. 방문 목적은 직장·학교(36%)가 가장 많았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전입한 인원이 전출한 인원보다 많은 '순 전입' 사유는 직장과 교육이었다. 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전입한 51만명 중 35.8%(18만명)가 직장 때문이었으며, 교육은 9.9%(5만명)를 차지했다.
서울 전입 시에는 교통 편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근 시간이 평균 66분에서 43분으로 감소했다. 다만 자가(43.7%→26.3%)와 아파트 거주(60%→43.7%) 비중은 줄어 주거 편익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신규주택 공급 부족으로 서울을 떠난 사람 중 많은 수가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고, 교육과 직장을 위한 서울로의 순 전입이 여전히 많다"며 "재개발·재건축 등 적절한 방식과 수준의 주택공급을 통해 서울 시가지 내 부담 가능한 양질의 신규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