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인 가구 10명 중 7명이 주거 관련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매물 부족, 주거지 비용 마련 등이 주요 문제다. 주거비 과부담 비율은 다인 가구보다 높았고, 청년과 노년 1인 가구가 월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1인 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작년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10개 영역에서 500개 문항을 묻는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 1차 조사에 이어 두 번째다.
5년 전보다 개선됐지만…주거비 과부담 비율 31%
실태조사 결과, 1인 가구의 86.2%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36.8%는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어했으며, 이 중 23.6%는 '평생' 1인 가구로 살아가겠다고 답했다. 자유로운 생활 및 의사결정(36.9%), 여가 활용(31.1%), 직장업무나 학업에 몰입(9.6%) 등이 이유로 꼽혔다.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1인 가구를 조사한 2017년과 비교하면 주거수준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다인 가구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주택은 단독주택(51.1%)이 가장 많고, 아파트에 사는 비율(21.7%)은 다인 가구(42.8%)보다 낮았다.
점유형태의 경우 다인 가구 대비 자가는 적고 월세가 많았다. 1인 가구는 전세 39.1%, 월세 30.3%, 자가 28.8% 등을 보인 반면, 다인 가구는 자가 42.2%, 전세 26.2%, 월세 28.5% 등이었다.
1인 가구의 평균 사용면적은 52.6㎡로 2017년(47.4㎡)보다는 커졌지만, 다인 가구(61.2㎡)에 비해선 8.6㎡ 작았다.
서울 1인 가구의 주거비 과부담 비율은 30.9%로 서울 다인 가구보다 16.8%포인트 높았다. 특히 청년(35.4%)과 노년(38.5%)의 주거비 부담이 컸다. 주거비 과부담 비율은 RIR(월소득 대비 월 임차료) 25% 초과 또는 HCIR(월소득대비 월 주거비) 30% 초과하는 경우로 집계했다.
이들은 주거선택 시 어려운 점으로 △매물 부족(35.6%) △자금 마련(13.5%)을 꼽았다. 2017년 조사 당시 응답자의 17.3%만 매물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던 것에 비교하면 매물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가 큰 폭으로 늘었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 대비 소득이 낮고 부채 상환 부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219만원으로 다인 가구 균등화 월소득(305만원)보다 낮다. 아울러 부채가 있는 1인 가구의 51%가 부채 상환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경제적 불안감 줄어도…"외롭고 우울"
1인 가구가 된 원인 중 '사별·이혼·별거'가 증가했다. 2017년 20.9%에서 작년 28.3%로 올랐다. 1인 가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차별·무시·편견 등을 겪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7년 53%에서 2021년 15.8%로 감소했다.
응답자의 85.7%는 혼자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 어려운 점(35.9%)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다음으로 식사 해결(30.8%), 여가생활(11.9%) 등이 꼽혔다.
2017년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던 경제적 불안감은 31%에서 작년 10.2%로 크게 줄었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모든 범죄의 피해 두려움이 높았다. 귀갓길(25.5%), 방치된 공간(21%), 주택 외부 공간(17.1%) 등 주로 옥외 공간에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폭력범죄 피해율은 1.5%로 전체 가구(0.57%)의 3배 수준이다. 여성 1인 가구는 2.1%에 이르렀다.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범죄 피해를 겪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로 발생 건수를 추정한 결과다.
희망하는 여가는 △관광(21%) △운동(17.8%) △문화예술 또는 스포츠 관람(12.6%)이었지만, 실제 여가는 '영상물 시청(47.6%)'이 대부분이었다.
1인 가구의 우울증 유병률은 7.6%로 남성(7.7%), 노년(8.3%)에서 특히 높았다. 2020년 기준 서울시 우울증 유병률은 3.2%다.
응답자의 62.1%가 외롭다고 인식했으며, 남성 1인가구(62.4%)와 중장년 1인가구(65.4%)의 외로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이들의 11.6%가 외로움을 느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139만 가구로 전체 398만 가구 중 34.9%를 차지한다. 권역별로는 서남권, 도심권, 동북권에 밀집돼있으며 특히 관악·종로·중구 밀집률이 높다.
이해선 서울시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1인 가구 4대 안심 정책(건강·안전·고립·주거)과 관련해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생활밀착형 맞춤 정책을 발굴, 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