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가운데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한남3구역이 연내 철거 작업 시작을 추진한다. 지역 주민 이주율이 97%를 넘어서면서 이주 완료 구역부터 부분철거를 시작해 사업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내 철거 시작 목표…이르면 내년 말 착공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구역 내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부분철거 진행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부분철거를 시작하는 위치는 북부 이슬람성원 주변 우진주택과 장미아파트 일원이다. 한남3구역 최북부로 구역 경계인 동시에 주변 지역 이주가 완료된 곳이라서다.
조합은 최근 해당 지역에 쌓였던 생활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한편 부분철거를 위한 석면조사, 해체계획서 작성 등 준비단계에 나섰다. 이후 용산구청 등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아 연내 철거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통상 재개발 과정에서 철거는 이주율 100% 완료 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부분철거를 진행할 경우 이주와 함께 철거를 진행해 사업속도를 높여 사업비 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특정 조건을 갖췄을 때만 지자체에서 예외적으로 인정해 준다. 이 때문에 조합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방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조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 한남3구역의 경우 부분철거 시작 지점이 경계부인 만큼 3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주변 지역 주민과 소음, 분진 발생 등과 관련한 합의도 필요하다.
조합 관계자는 "구청에도 연내 부분철거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고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면서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일정 등을 조율해 부분철거를 위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내 부분철거를 시작으로 내년 전 지역 철거와 이주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산구청 재정비사업과 관계자는 "아직 (해체)계획서가 접수되지 않아 구체적 안은 알 수 없지만 접수되는 대로 관련 법규심의 등을 통해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이주 3% 관건…'부분철거'로 이주 압박?
조합은 부분철거를 위해 철거지역 주변 주민뿐 아니라 아직 이주하지 않은 한남3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분쟁 등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100% 이주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분철거는 구청에서 예외적으로 허가를 내주는 사항"이라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민원, 분쟁 등 소지를 막기 위해 통상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들과 협의를 조건으로 허가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즉 미이주 주민들과의 협의가 부분철거의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한남3구역의 이주율은 97%를 넘어섰다. 이주 대상인 8580가구 가운데 약 200가구 정도가 이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진이주기간은 지난해 10월31일부터 올해 5월15일까지였다. 이후 미이주 가구들을 대상으로는 명도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부분철거를 시작하면 사업 진행이 더디거나 잘 진행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이주하지 않은 거주자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종의 '이주 압박카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예림 변호사는 "미이주 주민 동의를 일부 받지 못한 경우에도 철거지역이 해당 주민들과 이격 거리가 있다면 구청 재량으로 부분철거 승인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