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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세무서장 열에 여덟은 '세무大'

  • 2019.01.21(월) 14:40

[우리동네 세무서장]
국세청 현직 세무서장 125명 프로필 전수조사
1960년대생 91% 차지…1970년대생 7% 불과

'어디서 돈 좀 번다'는 국민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세무서! 지역마다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세무서 앞에선 대통령이나 대기업 회장도 그저 한 명의 납세자일 뿐이다. 세무서의 총 책임자인 세무서장은 그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세무서장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맡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전국에는 125개의 세무서가 있다. 서울이 28개로 가장 많고, 경기(23개)와 인천(4개)을 합치면 서울과 맞먹는다. 이어 충청·대전(17개), 경남·부산(17개), 경북·대구(14개), 전북·전남(14개), 강원(7개), 제주(1개) 순이다. 

 
세무서장은 서기관(4급) 이상이 맡는다. 강남과 성동세무서장만 부이사관(3급)이 중용되고, 나머지 123개는 서기관들이다. 주로 국세청 본청이나 지방국세청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했던 최고의 베테랑들이다. 

국세공무원 2만명 가운데 세무서장이 될 확률은 0.625%. 100명 가운데 1명도 채 되지 않는 '바늘 구멍'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오래 앉아있을 수도 없다. 세무서장은 1년마다 한번씩 교체하는데 전국 125명 가운데 절반은 6월말, 나머지 절반은 12월말 명예퇴직 시즌에 맞춰 인사발령을 받는다. 
마치 군대처럼 철저한 위계질서와 인사 규칙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단 한 명의 예외도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로 59세를 맞은 1960년 출생 세무서장들은 지난해 모두 국세청을 떠났다. 현재 최고령자는 1961년생 8명이며, 올해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다. 

가장 나이가 젊은 이주연 청주세무서장(1981년 출생)과는 20년 차이가 난다. 전체 125명의 평균 출생연도를 계산해보면 1965년(54세)이다. 1960년대생이 114명으로 91% 비중을 차지하고, 1970년대는 9명(7%), 1980년대는 2명(2%)에 불과하다. 


지역 중에는 영남에서 태어난 세무서장이 44명(35%)으로 가장 많고 호남 36명(29%), 충청 20명(16%), 강원 9명(7%) 순이다. 서울과 경기는 각각 7명(6%), 제주는 2명(2%)으로 나타났다. 

영남지역을 자세히 보면 경북·대구가 26명으로 경남·부산(18명)보다 우위를 점했고, 호남에선 전남·광주가 23명으로 전북(13명)보다 많았다. 충청에선 충남·대전 출신이 12명, 충북은 8명으로 집계됐다. 
자신이 태어난 지역에서 세무서장을 맡고 있는 인원은 총 43명(34%)이었다. 호남 지역을 관할하는 광주지방국세청 소속 세무서장 14명 가운데 12명(86%)이 호남 출신이었다. 

대구지방국세청 소속 세무서장 14명 중에는 경북·대구 출신이 10명(71%)이었고, 부산지방국세청에서는 18명 중 9명(50%)이 경남·부산 출신으로 조사됐다. 
세무서장들의 출신 학교 분포를 보면 특정 대학이 압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18년 전 폐교한 세무대학이 현재 국세청 내에서 최고의 학연으로 꼽힌다. 전국 125개 세무서장 가운데 전설의 '세무대' 출신은 98명으로 78%를 차지했다. 세무서장 5명 가운데 4명이 세무대 출신이라는 얘기다. 

1980년 국립대학으로 설립한 세무대는 5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01년 폐교했다. 당시 세무대 졸업생들은 8급 세무공무원 특채로 임용됐는데 20~30년 동안 꾸준히 경험을 쌓아오면서 국세청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지역 세무서장 28명 중에는 세무대를 나오지 않은 세무서장이 단 3명에 불과할 정도다. 

세무대 기수별로는 초대 졸업생인 1기부터 11기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세무대 1기 17명, 2기 26명, 3기 19명, 4기 12명, 5기 10명을 비롯해 6~11기 사이에도 14명이 있었다. 

비(非) 세무대 출신 중에는 서울대가 5명(4%), 고려대와 전남대가 각각 3명(2%), 성균관대와 연세대가 각각 2명 순이었다. 고등학교 중에는 순천고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고 김천고·동신고·전주고·진주고 3명, 강원사대부고·경문고·경일고·살레시오고·신흥고·영남고·영신고·원주고 2명 순으로 나타났다. 
공직에 임용된 급수를 보면 7급 공채 출신 세무서장이 13명, 5급 행정고시 출신이 9명이었다. 9급 공채 출신은 3명에 그쳤다. 5급·7급·9급 출신을 모두 합쳐도 8급 특채 출신의 1/4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1년 전과 비교해봐도 8급 특채의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에는 8급 특재 비중이 70%(85명)이었지만, 7월 76%(95명)에 이어 올해는 78%(98명)까지 더 늘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대를 졸업한 8급 특채 출신 공무원들이 탁월한 능력과 경험을 인정받으며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면서도 "7급이나 9급 출신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인사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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