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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경동 ‘한 지붕 세 가족’의 마이웨이

  • 2022.09.04(일) 07:10

[중견기업 진단] 경동①
왕표연탄으로 출발 난방사업으로 확장
2001년 창업주 별세 이듬해 계열분리
3형제, 도시가스·나비엔·원진 독자경영

‘막장드라마’ 뺨치는 유산 분쟁이 재계에서는 다반사라지만 분가(分家)에 잡음은 없었다. 창업주가 일으킨 유산을 아들 3형제는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창업주의 ‘경영자 DNA’가 어디 가는 게 아니다. 2세들에게도 성공은 익숙했다. 파죽지세로 외형을 확장했다. 역시 ‘한 핏줄’이다. 비록 형제가 제 갈 길 가고 있지만 여전히 집안 울타리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3형제, 소그룹 지배회사 교차 소유

‘경동(慶東)’은 총자산 2조6000억원, 매출 3조500억원의 중견그룹이다. 에너지, 보일러, 친환경소재·내화 분야 등에 걸쳐 국내 계열사수만 30개사다. 198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연탄사업 호황을 기반으로 난방사업으로 사세를 키운 데서 비롯됐다.  

경동은 고 손도익 창업주가 1967년 12월 부산에 설립한 ‘왕표(王票)연탄(현 ㈜원진)’으로 출발했다. 탄광(현 ㈜경동·설립 1974년), 도시가스(경동도시가스·1977년), 보일러(경동나비엔·1978년)로 손을 뻗쳤다. 1995년 11월 ‘원진(元進)그룹’, 현 경동의 출범은 영토 확장에 따른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때가 됐다. 2000년 2세 분가에 들어갔다. 창업 32년만이다. 창업주가 81세를 일기로 별세하기 한 해 전(前)이다. ㈜원진을 비롯해 계열 8개사에 매출 5720억원을 찍었던 시기다.  

부친을 도와 경영에 발을 들였던 아들 3형제가 저마다 전공을 찾아 나섰다. 2000년 3월 차남은 경동보일러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원래는 형이 앉아있던 자리다. 이듬해 3월에는 장남이 경동도시가스 회장으로 취임했다. ㈜원진은 자연스레 3남 몫으로 가르마가 타졌다. 

2002년 11월 계열분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지주회사로 있던 모태기업 ㈜원진을 KDHC(현 경동홀딩스), KDSS(현 경동원에 2003년 5월 흡수합병), ㈜원진(존속) 3개사로 쪼갠 뒤 본인 몫의 주력사들을 손에 쥐었다. 손경호(78) 경동도시가스 명예회장, 손연호(71) 경동나비엔 회장, 3남 손달호(65) 원진 회장이 면면이다.  

다만 3형제는 완전히 지분 정리를 하지 않았다. 3개 소그룹의 지배회사 지분을 지금껏 교차 소유하고 있다. 경동홀딩스(26명), 경동원(74명), ㈜원진(25명)이 비상장사이면서도 주주수가 적잖다는 게 방증이다. 3형제가 ‘마이웨이(My way)’를 가고 있지만 경동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엮이는 이유다.  

사위, 딸도 뛴다…다채로운 3대 스펙트럼

세월이 제법 흘렀다. 경동가(家) 2세 삼형제가 독자경영에 나선 지도 20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환경이 바뀌고 사람도 변하고 부침(浮沈)을 겪게 만드는 게 세월이다. 

경동은 3대(代) 체제를 위해 몸을 풀고 있다. 경동도시가스와 원진은 후계자인 손원락(45) 경동인베스트 부회장과 손형서(38) ㈜원진 대표가 이미 소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경동나비엔은 상대적으로 미완(未完)이지만 손흥락(41) 경동나비엔 상무의 대물림은 시간이 해결할 일이다. 

3세 경영에 관한 한, 스펙트럼도 다채롭다. 경동도시가스는 후계자가 정해져 있지만 현재 경영 실권(實權)을 쥔 이는 따로 있다. 맏사위 송재호(55) 회장이다. 비록 경영권 승계와는 거리가 멀지만 딸들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각각 경동나비엔과 원진가의 맏딸 손유진(44) 경동나비엔 상무보와 손효원(40) 전 대표다. 2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창업주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서 2세 모두에게 같은 성공을 보장해 주리라는 법은 없다. 원진그룹은 근래 들어 뜻하지 않은 곡절을 겪고 있다. 이래저래 얘깃거리가 많은 손(孫)씨 집안이다. (▶ [거버넌스워치] 경동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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