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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자충수

  • 2015.02.04(수) 11:00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농심의 사외이사 후보에 오르면서 불거진 논란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농심의 사외이사 후보에 오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신한금융도 비상에 걸렸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긴지 온라인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라 전 회장이 결국 농심 사외이사 후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죠?

<기자>
농심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했습니다. 농심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라 전 회장의 오랜 금융 노하우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 사외이사 선임 공시 후 논란이 불거졌고, 그러자 라 전 회장은 6일 만에 사외이사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앵커>
라 전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이 왜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고령의 인사인 데다 검찰의 조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라 전 회장은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신한은행장을 세 번,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네 번이나 연임하면서 신한금융 내부에선 신화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2010년 신한사태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는데요. 신한사태는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당시 신한지주 사장을 내쫓기 위해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신 전 사장을 고소하면서 시작된 내분사태를 말합니다.

라 전 회장은 당시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법원과 검찰 출석을 거부해왔는데 이번에 덜컥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겁니다.

<앵커>
지금 김 기자의 얘기를 듣기에 따라서는 라 전 회장이 검찰 조사를 피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뭐 이렇게 들리기도 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정황만 놓고 보면 그렇게 유추할 수 있는데요. 참여연대에 따르면 라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인천공항에서 청바지 차림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고, 연말엔 신한은행 동우회 송년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농심 역시 라 전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땐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했을 텐데요. 그러다 보니까 라 전 회장이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최소한 알츠하이머가 상당히 호전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는 겁니다.

<앵커>
하지만 김 기자, 라 전 회장이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검찰 조사를 피해왔다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사외이사직을 선뜻 수락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런 지적 어떻습니까?

<기자>
그게 미스터리입니다. 라 전 회장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논란 없이 사외이사를 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데요.

자신이 다시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신한금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습니다.

신한금융 측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긴데요. 일부에선 라 전 회장의 참모그룹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라 전 회장이 판단력이 정말 흐려진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자, 그럼 짚고 넘어가죠. 그렇다면 검찰 조사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라 전 회장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에 이어 불법 계좌추적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인데요. 그동안 알츠하이머 등을 이유로 검찰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건으로 검찰도 무작정 침묵하긴 어려워지게 됐는데요.

검찰은 일단 서울대병원에 확인한 결과 외견상으로는 정상인과 비슷하지만, 기억력 저하가 있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봐주기 수사 논란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다만 라 전 회장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필요하면 소환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간다? 김 기자, 이런 상태라면 신한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신한금융도 곤혹스러울 것 같은데요?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불법 계좌조회 논란에 이어 라 전 회장이 또 도마에 오르면서 신한사태가 아직 신한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이번 건을 두고 신한금융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라 전 회장 건은 신한금융 브랜드에 직접 해가 될 수 있는 사안인데 미리미리 챙기지 못했다는 겁니다.

일부에선 한동우 회장을 비롯해 신한금융이 아직까지 라 전 회장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건으로 라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면 신한금융 역시 다시 엮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진짜 좀 봐야겠네요. 김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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