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복심은 누구에게 있을까. 신한금융 내 최대 관심사다.
오는 24일 신한은행장을 결정하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와 25일 은행 이사회를 앞두고 한 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진원 행장은 현재 인병휴가 상태로 오는 3월 말 행장 임기가 끝나면 자연스레 퇴임하는 형식을 밝게 될 전망이다.
지금으로선 후계양성 프로그램에 따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등이 행장 후보군에 올라 있는 정도다. 한 때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설왕설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잠잠해진 듯한 분위기다.
◇ 17% 지분 가진 재일교포 변수 있을까?
재일교포 주주라는 변수는 크지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 지분 17%가량 보유한 최대 단일 주주로 꼽히지만 사실 평상시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신한 고위관계자는 "재일교포 주주들은 원래 경영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굵직한 현안에 대해 협의는 하겠지만, 결론적으론 '회장님이 알아서 잘하시겠죠' 정도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장 선임 역시 다르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신한 사태의 경우는 외부로 문제가 표출되는 등 워낙에 큰 사안이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봐야 한다는 쪽이다.
더욱이 최근 경영 실적도 나쁘지 않아 한 회장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은 2년 만에 다시 그룹 순익 '2조 원 클럽'에 들어갔다. 배당도 작년 주당 650원에서 올해는 950원으로 늘려 잡았고, 배당성향도 21.6%로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한 회장에게 딴지를 걸 이유도 없다는 얘기다.
◇ 한 회장의 최근 키워드에 주목
결국, 한 회장의 뜻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들은 57년생인 조용병 사장을 제외하고 위성호 사장, 이성락 사장, 김형진 부사장 모두 58년생으로 나이와 능력 면에서 무난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신한 전·현직 고위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회장도 이들 4명으로 후보군을 추려 여러 경로를 통해 얘기를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신한 사태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라응찬 전 회장이나 신상훈 전 사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일부 후보들에 대해선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한 회장이 최근 그룹 경영에서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 지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관측한다. 한 회장은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경영은 결국 고객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며 "이를 통해 같은 금리라면 어떻게 따듯한 금융을 제공할지, 그리고 신한이라면 미래를 함께하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나 신년사 등에 비춰보면 결국 자산운용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것이 행장 선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썬 가늠하기 어렵다.
아울러 임영진 직무대행의 경우 60년생으로 이르다는 평이지만 최근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61년생으로 물꼬를 트면서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는 예상도 있다. 임 직무대행의 경우는 오사카 지점장을 지내는 등 그룹 내 손에 꼽는 일본통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주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