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주력제품인 '카스'를 생산하는 청원공장 공장장이 전격적으로 교체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김대녕 청원공장 공장장(이사)이 경질됐다. 청원공장은 오비맥주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전국 3곳(이천·광주·청원)의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회사 관계자는 “추석 전에 인사가 났다”며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준다는 의지였다”고 설명했다. 후임으로는 이천공장 출신인 송희주 공장장이 선임됐다.
1956년생인 김 이사가 정년 6개월 앞두고 조기 퇴임하면서, ‘뒷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오비맥주를 인수한 다국적 맥주회사인 AB인베브와 직원 관리 등의 방식을 두고 의견차가 있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원공장은 올 6월 국세청의 심층세무조사를 받아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임원인사는 정해진 기간이 없이 수시로 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오비맥주는 경영·영업·생산 분야에서 모두 프레데리코 프레이레(한국명 김도훈) 사장 체제를 갖추게 됐다. 작년 말 오비맥주 사장으로 AB인베브 출신인 프레이레 사장이 부임하면서 '카스 신화'의 주역인 장인수 사장은 부회장으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한태원 서울권역본부장은 특수영업본부장으로 좌천됐다. 이번에 주력 공장의 공장장까지 물갈이된 것이다.
국내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AB인베브에 따르면, 올 1분기 오비맥주 매출은 4% 줄었고, 2분기 매출도 한 자리 대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AB인베브는 “매우 경쟁적인 환경 탓”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가 출시되면서 오비·하이트 양강 구도가 깨졌고, 올 상반기 하이트진로는 맥주부문 손실을 줄이며 바닥을 찍었다. 여기에 수입맥주와 수제맥주도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내년 '클라우드'가 증설되면, 국내 맥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