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전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16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돌려받게 됐다. 국세청이 지난 3년간 외국계 사모펀드와 벌인 세금 분쟁은 결국 '부실과세'로 판명났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지난 28일 오비맥주의 전 대주주인 KKR에 부과된 세금 1600억원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KKR은 기존에 추징 당한 세금을 환급 받고, 국세청은 심판청구 결정에 대해 항소할 수 없다.
앞서 국세청은 2013년 초 오비맥주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KKR 등 기존 대주주들이 2009년 이후 7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기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오비맥주의 배당은 네덜란드 국적 법인인 몰트홀딩이 가져가면서 국내 과세당국의 세금을 피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몰트홀딩이 단지 세금을 피하기 위한 페이퍼컴퍼니일 뿐, 2013년 말 오비맥주 배당소득의 실제 주인은 KKR이라며 16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거액의 세금을 추징 당한 KKR은 즉각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심판원은 2년에 걸친 심사 끝에 합동회의를 통해 인용(납세자 승소)을 결정했다. KKR에 대한 국세청의 과세 처분에 무리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번 심판청구의 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비맥주 측은 이번 사건이 전 대주주의 세금문제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당사자는 과세당국과 KKR"이라며 "오비맥주는 원천징수 의무자로서 KKR를 대신해 세금을 대신 납부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세금이 환급되면 KKR에 전달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