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AB인베브(Inbev)가 2014년 오비맥주 인수 후 첫 배당금 3700억원을 챙겨갔다.
1일 오비맥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오비맥주는 3700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작년 한해 순이익(2537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배당금은 오비맥주 지분 100%를 보유한 AB인베브가 가져간다.
AB인베브는 2014년 오비맥주를 58억 달러(약 6조1680억원)에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재진출했다. AB인베브는 1998년 두산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한 뒤 2009년 사모펀드(KKR)에 18억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5년 만에 40억 달러 더 비싸게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것이다. 2011년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국내 1위 맥주에 오르면서 몸값이 확 뛰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AB인베브는 인수 첫 해(2014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과거 대주주였던 KKR이 거액 배당으로 눈총을 받아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KKR이 2009~2013년 5년간 받은 배당금은 총 7303억원에 이른다. 특히 경영권 매각을 앞둔 2013년 KKR은 한해 영업이익(4727억원)보다 많은 4885억원을 배당해 논란이 일었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 배당을 유보했기 때문에 지난해 배당은 2년치를 한번에 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B인베브가 한국 진출 이후 2년간 3000억원을 투자한 점 등을 고려하면 배당액은 많지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4908억원으로, 2014년(1조5300억원)보다 소폭 떨어졌다. 오비맥주는 201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뒤 2014년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오비맥주 점유율은 57%로 2014년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내실은 좋아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862억원으로 17.6%(578억원)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수입맥주 확산 등으로 국산 맥주가 전반적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이 증가한 것은 2014년 1000억원 가량을 인센티브로 지급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과거에 비해 이익도 조금 내려간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