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이 편의점 매출 1위 품목에 등극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이 유행처럼 번지고, 도시락의 품질 또한 여느 식당밥에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편의점 도시락이 날개돋친듯 팔리자 백화점과 슈퍼마켓도 도시락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전년에 비해 65.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신장률은 전년동기대비 205.7%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백종원 도시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CU에선 올해 매출 1위 품목이 도시락으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바나나맛우유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혜자 도시락'으로 유명한 GS25의 매출도 큰 폭 뛰었다. GS25의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58.9% 늘어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전년동기대비 103%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혜리 도시락'이 인기를 끌며 올해 1분기 매출신장률이 194.6%에 달했다.
▲ CU가 지난해 12월부터 판매중인 '백종원 도시락'. 올해 1분기 바나나맛우유를 제치고 매출순위 1위를 기록했다. |
현재 편의점들이 판매중인 도시락은 줄잡아 60종에 이른다. 흰밥에 볶음김치, 장아찌 등 반찬 몇가지가 전부였던 것에서 벗어나 지금은 반찬 가짓수가 10개가 넘는 도시락이 나왔고, 김치찌개·된장찌개·부대찌개 등 찌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락도 등장했다.
여기에 일부 편의점은 장어나 전복 등 프리미엄급 식재료를 사용한 1만원 안팎의 도시락 출시를 준비중이라 도시락의 고급화와 다양화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들과 슈퍼마켓도 도시락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서울 미아점에 반찬·도시락 카페인 '마스터키친'을 열었다. 반찬코너에서 구매한 반찬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바(Bar) 형태로 매장을 꾸며 혼밥족의 발길을 붙잡았다.
|
수원역과 붙어있는 AK플라자 수원AK타운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驛舍)의 특성을 살려 이달말까지 입점브랜드 5곳과 함께 도시락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20인 이상 단체주문의 경우 직접 배달도 해준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역세권에다 주변에 오피스텔이 많아 도시락 수요가 꾸준하다"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판매행사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유통기한이 최대 1년인 냉동도시락을 선보였다. 집에서 밥을 해먹기 귀찮거나 외출도 번거롭게 느껴질 때 냉장고에 채워놓은 도시락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가볍게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이제는 각 가정에서 언제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미리 보관하는 목적으로 도시락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