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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 리그테이블] 허니의 빈자리

  • 2016.08.18(목) 14:45

매출 제자리걸음, 이익 뒷걸음
허니 이을 신제품 실종

올 상반기 국내 3대 제과업체가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이 'B' 학점이라면, 이익은 'C' 학점이다. 지난해 불었던 '허니 열풍'이 수그러들었고, 그 빈자리를 채울만한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과자 주요 소비층인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가 올해 60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전망은 더 어둡다. 업계에선 가격 인상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판촉비용은 늘고

올 상반기 국내 제과업계 매출은 제자리걸음했고, 이익은 서너 발 뒷걸음질 쳤다. 국내 제과업계 '맏형' 롯데제과 상반기 매출(1조811억원)은 전년동기대비 2.5% 감소했다. 크라운제과(이하 해태제과 실적 포함) 반기 매출은 소폭(0.4%) 줄었다. 반면 오리온 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했다.

 

이익은 일제히 줄었다. 크라운제과는 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1.4% 급감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영업이익이 각각 11.4%, 4.9% 줄었다. 2분기 실적을 발라내보면 오리온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오리온은 2분기 영업이익이 41.1%, 당기순이익이 64.1% 각각 급감했다.

A제과업체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형마트 등에서 묶어팔기와 할인행사 등 판촉행사를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제과업계에 제살 깎아먹기 식의 출혈경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 히트제품은 없고

제과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에 대해 "허니 빈자리"라고 입을 모았다. 해태제과가 2013년 출시한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자 롯데제과와 오리온도 잇따라 허니 과자를 내놨다. 지난해까지 허니 열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제과업계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작년 제과업계 영업이익 신장률은 롯데제과 25.9%, 오리온 20.2%, 크라운제과 39.2%에 달했다. 하지만 허니 열풍은 올해까지 어이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허니 빈자리'를 채울만한 신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 3월 오리온이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출시하며 제과업계에도 바나나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허니 과자와 비교하면 바나나 바람은 찻잔 속 태풍이었다.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가 올 상반기 출시한 신제품들도 큰 반향은 이끌어 내지 못했다.

B제과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허니 열풍이 세게 불었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히트제품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제품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는 잇따라 기존 과자제품 가격을 8%대로 인상하며 수지를 맞췄다.

 

▲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왼쪽) 성공 이후 오!감자(오리온), 꼬깔콘(롯데제과) 등 허니 맛 과자가 잇따라 출시됐다.


◇ 유소년 인구는 줄고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 과자의 주요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가 매년 줄면서다. 통계청이 2011년 분석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689만9000명으로 전망됐다. 2010년 797만5000명이었던 유소년 인구가 6년 만에 110만명 넘게 줄어든 셈이다. 유소년 인구는 2040년 500만명대로, 2050년 400만명대로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제과 업체 관계자는 "이미 국내 제과시장은 저출산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커피와 케익 등 주전부리가 다양해지면서 제과업체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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