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올인' VS '다다익선'…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의 '흑백 전략'

  • 2026.03.13(금) 07:00

K뷰티 선두 주자 에이피알·구다이글로벌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원브랜드 전략
구다이는 다양한 K뷰티 브랜드 인수로 몸집 불려

그래픽=비즈워치

K뷰티 대표 기업인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이 정반대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포트폴리오를 '메디큐브'에 집중하는 원브랜드 전략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반면, 구다이글로벌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브랜드들을 인수해 독자 운영하는 '다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지난해를 기점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이은 '빅 3' 뷰티 기업으로 거듭난 에이피알은 '원 브랜드' 전략의 대표 주자다. 경쟁사들이 용도별·가격별로 수많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에이피알은 대표 브랜드인 '메디큐브'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에이피알이 운용하는 브랜드가 메디큐브만 있는 건 아니다. 스킨케어 브랜드만 해도 기업명의 모태가 된 에이프릴스킨이 대표적이다. 바디용품과 향수 등을 만드는 '포맨트'도 있다. 이너뷰티 브랜드 '글램디바이오'와 패션 브랜드 'NDY', 즉석사진 브랜드 '포토그레이'도 있다. 

에이피알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에이피알은 철저하게 메디큐브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신제품은 모두 '메디큐브'를 달고 나온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뷰티 제품 카테고리가 아닌, 뷰티 디바이스인 '에이지알'까지 메디큐브 브랜드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별개의 카테고리인 뷰티 기기와 뷰티 제품을 한 카테고리로 묶어 에이지알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메디큐브 화장품을 구매하고, 메디큐브 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에이지알 기기에 관심을 갖도록 한 전략이다. 

결과는 보이는대로 대성공이었다. 에이피알은 원브랜드 전략을 통해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 중 90% 이상인 1조4000억원을 메디큐브 한 브랜드만으로 올렸다. 메디큐브는 지난해 국내 대표 K뷰티 브랜드인 설화수와 더후를 뛰어넘는, 단일 브랜드 매출 1위에 올랐다. 원 브랜드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 할 만하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주세요

구다이글로벌의 전략은 정반대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다수의 K뷰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제작'이 아닌 인수합병을 통해 한 가족이 됐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원석보다는 시장에서 어느정도 평가가 끝난 '우량주'를 모은다. 이른바 '로레알 전략'이다.

현재 구다이글로벌이 보유한 브랜드만 해도 조선미녀·티르티르·스킨1004(크레이버)·라운드(서린컴퍼니)·스킨푸드 등 K뷰티 시장에서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곳들이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K뷰티 브랜드를 유통하는 한성USA를 인수했다. 인수 브랜드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구다이글로벌 연도별 주요 M&A/그래픽=비즈워치

구다이글로벌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매출 1조원대 K뷰티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킨1004는 지난해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티르티르와 조선미녀, 서린컴퍼니도 3000억~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구다이글로벌 산하 브랜드들이 지난해 총 1조원 중후반대의 매출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건 IPO(기업공개)를 위해서다. 구다이글로벌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까지는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목표 밸류에이션은 10조원 이상이다. 그만한 덩치가 돼야 한다. 구다이글로벌이 짧은 기간 쉴 새 없이 새 브랜드를 사모은 까닭이다.

리스크냐 기회냐

대표 K뷰티 기업인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의 방향성이 180도 다른 건 K뷰티의 방향성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다. 에이피알의 경우 리스크보다는 기회를 봤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시야를 분산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다수 브랜드를 병행하는 방식보다 하나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노출하는 전략이 인지도 확보에 보다 효율적"이라며 "원브랜드 구조는 마케팅, 유통,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기에 용이해 글로벌 시장 확장 과정에서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반면 구다이글로벌은 분산 투자를 통해 혹시모를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어떤 브랜드가 살아남고, 어떤 브랜드가 주저앉을지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K뷰티의 전세계적인 인기 속에서 많은 브랜드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몇몇 개성있는 브랜드를 제외하면 미래 성장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지난해까지 수십 % 이상 성장하던 브랜드가 올해부터 침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구다이글로벌은 브랜드 정체성이 확실하고 매출 규모 역시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한 브랜드 중 매출 규모가 1000억원 이하인 브랜드는 라카코스메틱과 스킨푸드 뿐이다. 그나마 라카는 지난해 재매각했고 스킨푸드는 한때 연매출이 2000억원에 달했던 대표 로드샵 중 하나였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에 승리 공식이란 건 없는 만큼 어떤 방식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며 "지금은 K뷰티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이지만 성장세가 멈추고 살아남는 브랜드가 가려질 때 승패가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