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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으로 유턴…W컨셉, 본업 승부수 던진다

  • 2026.03.10(화) 07:20

지난해 신세계그룹 편입 후 첫 적자 기록
디자이너 브랜드 플랫폼 정체성 약화 지적
비정기 인사로 패션 전문가 영입 '반등' 노려

그래픽=비즈워치

패션 플랫폼 W컨셉이 최근 갑작스럽게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내면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W컨셉은 신임 대표 체제에서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첫 적자 전환

W컨셉은 지난 6일 이지은 상품2담당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이주철 대표는 2년 4개월 만에 물러나 고문 역할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가 이례적인 것은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시점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주철 대표를 유임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정기 임원인사가 끝나고 6개월만에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W컨셉이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컨셉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2021년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첫 적자이기도 하다. W컨셉의 지난해 거래액은 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지만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적자 규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정기 인사도 아닌 시점에 대표를 교체했다는 것은 내부 위기의식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라며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W컨셉은 지난 2008년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하겠다는 모토로 설립된 여성 전문 패션 플랫폼이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하며 독창성을 중시하는 2030 여성을 충성 고객으로 다수 확보했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4월 SSG닷컴을 통해 W컨셉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사업자였던 W컨셉은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라진 색깔

W컨셉은 실제로 신세계그룹 편입 초기에 계열사와 여러 성과를 냈다. 2022년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입점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판로를 백화점으로 확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모회사 SSG닷컴 내에는 W컨셉 전문관이 개설됐다. SSG닷컴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패션 경쟁력을 W컨셉의 디자이너 브랜드로 보완하는 전략이었다.

W컨셉은 신세계까사의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 등을 입점시키며 라이프 카테고리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쓱데이', '랜더스데이' 등 신세계그룹 통합 프로모션에 참여하면서 단기적으로 매출이 급증하는 효과도 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W컨셉이 쌓아온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룹과의 협업이 늘어나면서 W컨셉이 다른 플랫폼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희소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하면 W컨셉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신세계 인수 이후 디자이너 브랜드 플랫폼으로서의 색깔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W컨셉 오프라인 매장 전경. /사진=W컨셉

게다가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신세계그룹과의 시너지마저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W컨셉이 지난해 9월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3개 오프라인 매장을 전면 철수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다만 W컨셉 관계자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철 대표가 2023년 9월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것 역시 W컨셉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G마켓 출신의 이커머스 전문가로 광고와 판촉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뒀다.

실제로 W컨셉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효과를 봤다. W컨셉의 영업이익은 2023년 582만원에 그쳤으나 이듬해에는 16억원으로 282.2% 증가했다. 이 대표의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문제는 이 기간 외형도 축소됐다는 점이다. W컨셉의 매출액은 2023년 1454억원에서 2024년 1169억원으로 19.6% 줄어들었다. 

패션 회귀

W컨셉의 정체성 약화와 외형 축소가 이어지면서 경쟁 플랫폼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W컨셉은 2021년까지만 해도 거래액 측면에서 경쟁사인 29CM를 앞섰지만 최근 그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W컨셉의 거래액은 6500억원에 그친 반면 29CM의 거래액은 그 2배인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양사의 사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거래액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29CM는 전체 거래액의 50%가 가구·리빙 등 비패션 카테고리인 반면 W컨셉은 패션 비중이 90%에 달한다. 그러나 패션만 놓고 봐도 29CM가 앞선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또 W컨셉은 플랫폼 이용자 규모에서도 29CM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9CM가 161만명이었지만 W컨셉은 101만명에 그쳤다.

이지은 더블유컨셉코리아 신임 대표. / 사진=W컨셉

W컨셉은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패션'이라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신임 대표는 W컨셉 최초의 여성 대표이자 패션 업계 전문가다. 이 대표는 중앙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LF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등 패션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LF에서는 여성 브랜드 론칭과 남성 부문 총괄을 맡았고 코오롱FnC에서는 CN본부장으로 스포츠 브랜드 리브랜딩을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상품2담당 상무로 W컨셉에 영입돼 애슬레저와 PB 브랜드 등을 총괄하며 5개월간 조직을 파악했다.

W컨셉 관계자는 "치열한 패션 시장 경쟁 상황에서 패션 버티컬 플랫폼의 핵심 역량을 재점검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전략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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