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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의 비밀]②하이네켄의 '거품 원가'

  • 2016.09.08(목) 10:04

하이네켄코리아, 매출 750억에 원가는 고작 180억
판매가 4천원으로 부풀린 뒤 할인생색 지적도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4캔에 1만원.'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는 연중 할인 중이다. 수입맥주는 보통 한 캔(500ml)에 3000~4000원에 판매되지만, '4캔에 1만원' 할인행사를 통하면 한 캔에 2500원이면 살 수 있다. 편의점에선 할인행사를 통해 수입맥주를 사면, 국산맥주(2600원)와 수입맥주(2500원)의 가격 역전현상도 일어날 정도다.

일각에선 수입맥주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입맥주가 가격을 부풀려 놓고 할인해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내 맥주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보통 900원에 수입해 4000원에 팔고 있다"며 "한 캔에 2500원에 팔아도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 7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수입맥주가 할인판매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광고비 수준의 매출원가

 

수입맥주 원가에 대한 궁금점은 커지고 있지만, 어느 수입맥주회사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세청 고시와 함께 출고가를 공개하는 국산 맥주와 달리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를 공개할 의무도 없다. 하지만 힌트는 있다. 맥주회사의 회계장부를 분석해 보면, 수입맥주 가격에 거품이 어느 정도 끼어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맥주 중 하나인 하이네켄의 국내 법인(하이네켄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750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이 28.4%에 이른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맥주사업부에서 영업손실 40억을 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출원가다. 하이네켄코리아의 작년 매출원가는 180억원에 불과했다. 원가 180억원으로 매출 750억원을 냈다는 얘기다. "원가 900원짜리 수입맥주를 4000원에 판다"는 국내맥주회사 관계자의 말이 회계장부를 통해 어느정도 입증된 셈이다.

하이네켄의 매출원가와 광고비를 비교해보면, 매출원가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해볼 수 있다. 작년 하이네켄코리아의 작년 광고비는 167억원으로, 매출원가의 93% 수준이다. '맥주가 아닌 이미지를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맥주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하이네켄코리아의 매출원가율(매출에 대한 매출원가의 비율)은 25%로, 하이트진로(57%)보다 2배 이상 낮았다. 매출원가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은 높아진다.
비즈니스워치는 하이네켄코리아의 해명을 듣기 위해 본사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이 오지않았다.

 

▲ 이명근 기자 qwe123@

 

값싼 국산맥주 역차별

 

국산 맥주는 사정이 어떨까. 국산맥주의 할인행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산 맥주의 판매가격 자체가 낮게 책정돼 있어 할인 여지가 없어서다. 예컨대 하이트 500ml 캔은 1629원에 출고돼 대형마트에서 2200원대, 편의점에서 2600원대에 팔린다. 소·도매업체의 유통마진을 제외하곤 거품이 거의 없는 셈이다.

여기에 '주류를 실제구입가격 이하로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국세청 고시에 따라 대형마트 등은 출고가 밑으로 맥주를 팔수도 없다.

수입맥주도 주류 가격 규제를 받지만, 판매가가 높게 책정된 수입맥주는 할인여지가 충분하다. 수입신고가에 주세 등 세금을 합친 가격 이하로만 팔지 않으면 된다. 4캔에 1만원에 팔더라도 이익이 남는 구조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수입원가는 싸게 들여오고, 판매가는 부풀려져 형성돼 있어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일 수 있다"며 "하지만 국산 맥주는 유통 마진을 빼면 할인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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