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그룹의 변화를 약속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교체하는 쇄신형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 2년간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 등으로 어수선했던 그룹 분위기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21일부터 사흘간 각 계열사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등 화학·식품 계열사 이사회를 시작으로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계열사,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 이사회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그룹을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Business Unit·BU)으로 나눠 각 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그간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정책본부는 폐지된다. 대신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가치혁신 등 4개팀으로 이뤄진 경영혁신실이 신설된다.
초대 경영혁신실장으로는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황각규 현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맡는다. 신설되는 BU장에는 기존 롯데그룹 핵심계열사 사장이 전진배치된다.
유통부문장에는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화학건설부문장에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식품부문장에는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호텔서비스부문장에는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주요 계열사 사장이 부문장으로 이동하면서 각 계열사의 세대교체도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강희태 차이나사업부문장, 롯데홈쇼핑은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호텔롯데는 김정환 부사장이 각각 새 대표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롯데카드는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의 이동이 점쳐지는 등 다른 계열사들도 연쇄적인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경영투명성 확보와 준법경영 강화를 약속한 신 회장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측면이 크다. 앞서 신 회장은 검찰의 대대적 수사가 이뤄진 뒤 지난해 10월말 대국민 사과를 통해 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며 조직개편과 세대교체 등을 예고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2015년 인사폭을 최소화하면서 세대교체가 미뤄진 데다 올해가 한국 롯데 설립 50주년이 되는 상징적인 해라는 점에서 이번엔 큰 폭의 인사를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