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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세대교체...경영이 젊어지고 있다

  • 2017.03.20(월) 09:41

2, 3세 경영 본격참여..3세 전진배치
종근당 등 전문경영인 강화도 눈길

제약업계에서 오너 경영인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허일섭 회장과 허용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오는 24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창업주 고 허채경 명예회장의 아들과 손자다. 안건이 통과되면 2세 허 회장과 3세 허 부사장이 함께 녹십자를 지휘하게 된다.

앞서 10일 주총을 연 한미약품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종훈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 오른 장남 임종순씨에 이어 오너 2세의 두번째 등기임원 등재다. 임 회장의 장녀 임주현 전무도 한미약품의 인재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오너가 2~3세의 경영 전진배치는 올초 보령제약과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신호탄을 쐈다. 

오너가 3세인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부회장이 회장에 올라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휘하고, 보령제약 3세인 김정균 전략기획실 이사는 상무로 승진했다. 이밖에도 ▲현대약품 이상준(41) 부사장 ▲제일약품 한상철(41) 부사장 ▲국제약품 남태훈(37) 부사장 ▲삼일제약 허승범(36) 사장 등 제약업계 오너가 30~40대들이 적극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다.

전반적으로 창업주 손자인 3세들의 전진배치로 2, 3세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3세 경영인들이 처한 경영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녹십자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된 3세 허은철 사장은 녹십자의 역대 최고매출 경신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올초 회장으로 승진한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취임 직후 동아제약이 리베이트 조사를 받으면서 시험대에 올랐다. 2015년 JW중외제약 회장이 된 오너 3세 이경하 회장의 경우 17일 열린 주총에서 사장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내줬다.

▲ 왼쪽부터 허은철 녹십자 대표,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제약업계는 오너가 세대교체와 맞물려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기업은 보수적인 경영 색깔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오너가 세대교체와 맞물려 시대흐름에 맞게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종근당은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인 이병건 전 녹십자홀딩스 대표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유한양행은 창업주의 철학을 받들어 오래 전부터 '오너 없는 경영'을 유지해오고 있다. 고 유일한 명예회장은 오너가의 독단경영을 우려해 1969년 이사회에서 친아들 유일선 부사장을 해임하고 공채 출신 조권순 사장을 기용하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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