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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 포비아'가 더 걱정스런 유통·식품업계

  • 2017.08.16(수) 13:04

대형마트 등 일단 철수…16일 오후 일부 재개 기대
제과·제빵업계 "사전검사 이상무"
"사전검사 등 문제없지만, 불안심리 오래갈까 걱정"

'살충제 계란' 파동에 유통·식품사들도 당황하고 있다. 대형유통사나 식품업체들은 사전검사를 통해 문제가 될 계란이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매장에서 일단 철수하는 등 만일에 대비하고 있다. 


계란이 들어가는 제품을 만드는 식품업체들도 원료검사를 했고 어느정도 비축물량도 있어 문제는 없다면서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치킨업체들은 식용 육계 문제가 아니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조류독감과 가격논란 등에 이어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이다. 모두가 '살충제 계란' 자체 문제보다 '에그 포비아(공포)'가 걱정이다.

 

◇ 대형마트 '계란 전면 철수'‥불신 확산이 걱정

정부의 전면적인 계란 판매 중단 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대형마트다. 축산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계란 유통비율은 대형마트가 36%로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이 계란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곳이 대형마트인 만큼 이번 사태로 대형마트들이 입을 타격은 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형마트들은 '살충제 계란' 사태가 불거지자 재빠르게 움직였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지난 15일 모든 점포의 매대에서 계란을 전면 철수시켰다. 일부 점포에서는 계란이 빠진 매대에 다른 상품을 채워 넣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업체들은 정부의 발표가 나올 때까지 계란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자체 안전센터를 통해 체크하고 있었다"며 "협력농가에서 문제가된 '피프로닐(Fipronil)'을 사용한 사례는 전혀 없다. 다만 소비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판매를 중지한 것이다. 정부가 전수조사 결과 안전하다는 내용을 발표하면 즉각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계란을 사용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들도 관련 제품 판매 중단에 나섰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도 전 매장에서 도시락 등 관련 제품을 빼고 있다.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본사에서 즉각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지난 15일부터 관련 제품들을 일제히 매대에서 빼고 있다"며 "정부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얼마나 지속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에 납품되는 계란들은 사전에 철저한 검사를 받은 제품들이어서 큰 문제가 없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이 크다.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되지 않을까 그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부터 전수검사를 실시중이며 16일 새벽 5시 현재 20만수 이상 대규모 농가 47곳을 포함해 243곳을 (47농가)를 조사했다.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양주의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총 5곳으로 늘었고 241곳이 적합판정을 받아 전체 계란공급 물량의 25%이 유통 가능해졌다. 업계는 16일 오후부터 제한적으로 판매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제과·제빵업계 "사전검사·비축물량으로 문제 없다"

제품에 계란을 많이 쓰는 제과·제빵업계의 경우 이번 사태로 큰 영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계란을 공급 받는 업체에 대한 조사 결과 문제가 된 살충제를 쓴 곳이 없어서다. 아울러 기존에 검사를 철저히한데다 비축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생산에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 15일에 샘플을 수거해 한번 더 안전성 검사했는데 모두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거래 농가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안았다. 정부 조사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계란이) 묶여있지만 3일 정도 사용할 물량은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SPC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PC 관계자는 "문제가 된 남양주 농가와 거래한 적이 없고 계란의 경우 20여 개 농가에서 받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위생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유럽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진 이후 이달초에 검사한 결과 해당 살충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물량을 소진하는데 72시간 정도 걸리는데 내일이나 모레까지 생산에는 문제없다"며 "정부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리온 관계자는 "공급받는 업체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 청주공장은 하계 휴동 기간이라 계란도 덜 쓰고 있지만 만일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거래선과 살충제 계란은 상관이 없다"며 "수급대책은 관련부서랑 협의중이지만 비축분이 있어 정상적으로 생산한다. 정부 발표전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 치킨 업계, 불똥튈까 '걱정'

치킨업계는 이번에 문제가 된 산란계(알을 낳는 닭)과 치킨용으로 사용되는 식용 육계와는 다른데다 시중에 유통이 되지 않아 큰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AI와 치킨가격 이슈 등으로 홍역을 치른 터라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산란계와 식용닭은 사육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관계가 없다"며 "달걀이 문제지 고기 문제는 아니기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하지만 가맹점이 어려워진다든지 반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hc 관계자도 "식용 육계에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발표가 나왔지만 앞서 브라질 닭고기 논란 등 때를 떠올려 보면 관련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도 소비자 주문이 줄어드는 등 영향이 나타나기도 해서 앞으로 2~3일 간 집중적으로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치킨업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이번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은 없더라도 간접적으로는 타격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때 식용 육계는 영향이 없다는 점을 좀 더 명확하게 밝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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