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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손편지' 쓴 까닭

  • 2019.06.17(월) 10:03

유통 불황에 홈플러스도 영업이익 부진
"불확실성 커지지만 다시 유통강자 우뚝"

임일순 홈프러스 사장이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취임 20개월을 맞은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자필로 쓴 '손편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홈플러스가 지난 14일 연간 실적을 공개한 데 맞춰서다.

임 사장은 최근 대형마트 산업에 대한 위기론이 커져가고 있다면서 유통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 속에서도 홈플러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해 다시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지난 13일 사내게시판에 A4 용지 4매 분량의 손 편지를 올렸다. 홈플러스가 14일 공시를 통해 연간 실적을 공개한 데 맞춰 조직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홈플러스의 지주회사인 홈플러스홀딩스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매출은 7조 6598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고, 영업이익은 1091억원으로 57% 감소했다.

홈플러스 측은 "임 사장이 '손 편지'를 작성한 건 최근 오프라인 유통시장 전반에 퍼져 있는 불황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며 "홈플러스의 현실과 비전을 제시해 직원들을 다독이고 다시 한번 힘을 내기 위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얘기했다. 그는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작금의 상황은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게 됐음을 고백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격한 경쟁 속에서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며 "왜냐하면 우리는 우수한 유통 역량을 최대한 살려 기존 자원을 효율화한 사업 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 일을 달성하기 위해 전 조직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임 사장은 대형마트를 압박하고 있는 요인이 유통 관련 규제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정확히 바라봐야 했던 건 바로 변화하고 있었던 고객과 더욱 크게 변화한 경쟁구도였다"면서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발아한 결과이며 문제의 핵심은 업태나 정책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과 시장, 경쟁구도에 있었다"라고 진단했다.

임 사장은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온 과제들을 통해 확실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우리는 홈플러스를 가장 효율적인 '옴니채널'의 강자로서 그 모습과 속성을 변화하기 위한 전사 전략과제를 실행해 오고 있다"면서 "우리의 유통 유산과 역량을 최대한 살리되, 우리가 안전하고 편하게 여기던 그 사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진화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임 사장은 이런 변화를 위한 중점 경영 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융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확대 ▲전국 각 점포가 지역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등 '모바일 사업'에 전사적 집중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전국 유통 거점으로 확대시키는 '코너스'의 업그레이드 ▲신선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속화 ▲미래 유통사업자의 절대적 신 역량인 '데이터 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몰입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한 역량으로 키울 '신선혁명'에 집중하는 것 등 총 여섯 가지다.

임 사장은 마지막으로 지난 2017년 10월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취임 당시 다짐했던 비전과 약속의 문구를 언급하며 "우리 모두는 공동운명체"라고 되새겼다. 그는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할 때만이 우리가 원하는 바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자필 편지 전문. (사진=홈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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