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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기술수출로 웃고 울고…'그 자체로 성과'

  • 2019.07.10(수) 13:45

한미약품, 9건 중 5건 계약 해지 '진통'
유한양행, 기술수출 새 강자로 '급부상'
"신약 개발 연습…성공·실패 단정 안돼"

국내를 대표하는 제약사인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신약 기술수출 이슈로 울고 웃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무려 8건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제약 기술수출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잇따른 권리 반환으로 계약이 해지되면서 글로벌 혁신 신약의 높은 장벽을 재확인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잇따라 잭팟을 터뜨리면서 한미약품에 이어 기술수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단계부터 외부와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사례를 통해 기술수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제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술수출은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것이지 성공을 뜻하진 않는다. 신약 개발 단계별로 성과 보수를 받는 방식이어서 계약 규모에 지나치게 환호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계약 해지가 실망으로 이어져선 안된다. 기술수출은 독자적으로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필수적인 과정이고, 또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와 함께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은 만큼 그 성과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 한미약품, 기술수출 9건 중 5건 무산…그래도 대표주자

한미약품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권리반환을 알렸다. 얀센이 진행한 임상2상 시험에서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1월엔 지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BTK억제제(LY3337641/HM71224)의 권리가 반환됐다. 앞서 릴리는 지난해 임상2상에서 HM71224가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임상을 중단하고 다른 적응증 개발을 검토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 2016년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병 치료제 3건 중 지속형 인슐린 기술수출 계약도 중도 해지되면서 한미약품은 1억9600만유로를 토해내야 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라이선스 계약은 유지했지만 단계별 마일스톤 규모가 줄었고, 개발비용 역시 한미약품의 일부 부담으로 조건이 나빠졌다. 다만 지난 6월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한미약품의 공동연구비 부담 상한액을 1억5000만유로에서 5000만유로를 낮추면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한미약품이 야심차게 내놨던 폐암 표적치료제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도 베링거인겔하임과 자이랩에 기술수출했지만 경쟁 약물이 속속 출시됨에 따라 시장성 저하를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이후 한미약품은 국내 개발도 중단했다. 이제 남은 건 스펙트럼이 연구중인 포지오티닙과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2건, 제넨텍의 경구용 표적 항암제 'HM95573' 4건이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시기를 보면 2015년과 2016년에 대거 이뤄졌다. 이후 한미약품은 기술수출한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연구와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확대에 집중해왔다. 비록 다수 기술수출 계약이 도중에 무산됐지만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 계약금만 5600억원 이상 챙겼다.

◇ 유한양행, 개방형 혁신 전략으로 신약 개발 강자 '급부상'

유한양행은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잭팟을 터뜨리면서 신약 개발 및 기술수출 강자로 급부상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1일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콜성 지방간(NASH) 이중작용 혁신 바이오신약 'YH25724'을 8억7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길리어드사이언스에 7억8500만달러(한화 약 8823억원) 규모의 비알콜성 지방간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는 얀센 바이오텍에 폐암 치료제 'YH25448(레이저티닙)'을 단일 항암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해당 물질은 임상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 3세대 폐암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공동개발 중이던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 역시 지난해 7월 글로벌 제약사 스파인바이오파마에 2억 1815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유한양행은 계약금과 기술 수수료의 25%를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 지급해야 하지만 기술이전 받은 후보물질을 다시 기술수출하는데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산업 개방형 혁신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기술수출, 혁신신약 개발 역량 키우기 위한 연습"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일부에선 한미약품은 물론 기술수출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 반면 업계에선 기술수출을 성공과 실패로 단정 짓는 섣부른 판단부터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대규모 기술수출을 신약 개발 성공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혁신 신약 개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습 단계로 이해해야 하며, 앞으로 더 많은 실패를 거듭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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