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신제품을 내놨다.
기존 아이코스는 사용할 때마다 홀더를 충전해야 했는데, 신제품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2회 연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전자담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입지가 줄고 있는 아이코스가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으로 반격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아이코스3 듀오'…2회 사용에 충전 시간도 단축
한국필립모리스는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코스3 듀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가 1년 전 국내에 출시한 '아이코스3'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홀더를 재충전할 필요 없이 2회 연속 사용할 수 있고, 배터리 성능을 강화해 기존 모델보다 충전 속도도 빨라졌다. 홀더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기존 아이코스2.4 플러스 대비 절반 수준인 1분 50초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국내 아이코스 사용자 중 27%가량이 연속 사용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코스2.4 플러스 사용자 중 19%는 충전 시간 단축을 희망했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이번 제품을 내놨다는 게 필립모리스 측 설명이다.
필립모리스가 이번에 내놓은 '2회 사용이 가능한' 홀더는 단품 판매도 함께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코스3 사용자는 홀더만 구매해 기존 충전기와 함께 사용하면 된다.
아울러 필립모리스는 새로운 구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기존 아이코스2.4플러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새로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14일간 듀오를 사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렌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이코스3 듀오는 내달 7일부터 전국 아이코스 스토어와 일렉트로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편의점에서는 같은 달 28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구매 예약은 이달 28일부터 할 수 있다.
◇ 위해성 논란 액상형 전자담배…아이코스는 기회(?)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신제품 출시는 최근 국내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의 등장으로 기존 궐련형 제품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최근 위해성 논란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어서다. 필립모리스가 이런 와중에 신제품을 출시해 더욱 고삐를 죄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와 관련해 '사용 중단'을 권고하는 대응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조처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이와 관련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판매 추이를 보면 크게 성장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정부 조처가 다른 제품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 흡연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대해 "아이코스는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진다"면서 "10만원 이상의 기기를 따로 구매해야 하는 데다 숨기기도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코스의 경우 실제로 청소년이나 비흡연자의 사용률이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인가 요건 중 하나가 청소년이나 비흡연자 등의 사용을 유발하느냐 여부였다"면서 "이에 대한 데이터를 다 취합해서 제출했고, 인가 과정에서 인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5월 FDA로부터 미국 내 시판 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필립모리스는 이날 아이코스가 기존 일반 궐련담배에 비해 훨씬 덜 해롭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보다 많은 성인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제공해 가장 해로운 담배 제품인 궐련에서 유해 성분이 현저히 감소된 대체 제품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자신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