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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경제학]④'코로나 블루'…집에서도 힐링을

  • 2020.03.24(화) 17:03

집안 정리용품 매출 쑥쑥…코로나에도 봄맞이 집 정리
디저트·커피·취미용품에도 관심…집에서도 '기분 전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대응법 중 하나는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그러려면 '방콕'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아이들 개학도 미뤄지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많아졌습니다. 가족이 함께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방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낯선 일상은 우리의 소비 패턴을 확 바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강제 방콕'의 일상과 이에 따른 국내 유통·식품 산업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봄이 온 줄도 몰랐습니다. 얼마 전 공원에 갔더니 꽃이 피기 시작했더군요. 그래서 봄을 맞아 집 정리를 좀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이불 빨래부터 시작했는데요. 요즘 같은 때 굳이 주말에 몰아서 할 필요가 있나요. 주 중에 하나씩 하나씩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집에 건조기가 있으니 재택근무를 하며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지난 주말에는 소소한 정리 용품도 몇 개 구매했습니다. 방구석에 너저분하게 놓여 있는 멀티탭을 벽에 부착할 수 있는 양면테이프도 하나 샀고요. 화장실 구석구석을 닦아낼 수 있는 솔도 하나 샀습니다. 

이게 다 평소에 사야지 사야지 했다가 깜박하곤 했던 물품들인데요. 맞벌이 부부인 탓에 평소에는 신경을 많이 못 쓰다가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자꾸 거슬려서 결국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이렇게 하나씩 정리를 하다 보니 요즘 부쩍 어수선해진 마음도 조금 정리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참 사람들 생각이 다들 비슷한가 봅니다. 최근에 '셀프 정리용품' 매출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몰에서 집안 보수용품과 인테리어 용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접착제와 방충망을 포함한 DIY 용품은 52% 늘었고요. 콘센트와 멀티탭을 포함한 전기안전용품은 31.8% 증가했습니다. 

통상 요즘처럼 계절이 바뀌면 실내 인테리어를 바꾸려는 이들이 늘긴 합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이렇게 매출이 많이 늘었다니 주목할 만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생활로 우울해진 이들이 집안이나마 깔끔하게 만들자고 결심했던 걸까요. 그래야 마음도 조금 가벼워지니까요.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흥미로운 보도자료를 하나 접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주말 점포 방문 고객들에게 화사한 봄꽃을 선물했다는 소식인데요. 백화점에서 일정액 이상 구매하면 상품권을 주는 경우는 많이 봅니다. 그런데 꽃이라니 생소한 일입니다. 롯데백화점도 이런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롯데백화점의 경우 온라인 판매 채널인 '롯데 프리미엄몰'을 통해 꽃다발을 사은품으로 준다고 합니다.

최근 매출이 급감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서 집안에만 있기 답답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이 시기가 되면 통상 봄꽃 축제가 열리곤 하는데요. 요즘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으니 집에서나마 봄꽃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증, 무기력증을 의미하는 용어인데요. 이런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작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너저분한 집안을 정리해 보거나 꽃이나 화분을 집에 들여놓는 등 소소한 변화로도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뀔 수도 있습니다. 

롯데마트몰에서는 캔들이나 디퓨저 매출이 전년보다 16.3% 증가했고, 원예 도구의 경우 59.5%나 늘었다고 하는데요. 확실히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요즘 서점가에서도 이런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취미 카테고리의 도서 판매량이 전달보다 47%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손글씨 관련 책들이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한 글자 씩 정성 들여 써나가는 손글씨는 대표적인 '힐링 취미'로 여겨집니다.

지난달 7일 임시휴점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상한(?) 취미가 아니라 힐링에는 쇼핑이 제격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실제로 명절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분들이 많다고 하죠. 그러나 요즘에는 이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통상 스트레스를 푸는 쇼핑 방식은 평소에 사지 못했던 비싼 제품을 직접 보고 '지르는' 거잖아요. 그러려면 백화점 등에 가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온라인 명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에서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를 판매하기로 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다른 업체들도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명품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를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관련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지금 우리에게는 힐링이 필요합니다. 여행도 못 가고 백화점도 못 가니 갑갑하기만 합니다. 이 기회에 각자 나만의 힐링 아이템을 만들어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마음을 한번쯤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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