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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경제학]⑤'시니어 엄지족' 온라인쇼핑 첫경험

  • 2020.03.25(수) 16:44

부모님 대신 온라인 장 보기…'효도 쇼핑' 늘었다
50대 이상 쇼핑앱 가입 증가…식재료도 온라인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대응법 중 하나는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그러려면 '방콕'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아이들 개학도 미뤄지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많아졌습니다. 가족이 함께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방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낯선 일상은 우리의 소비 패턴을 확 바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강제 방콕'의 일상과 이에 따른 국내 유통·식품 산업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요즘 부쩍 부모님과 통화를 많이 하게 됩니다. 평소 같으면 종종 주말에 찾아뵙곤 했는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거의 뵙질 못했거든요. 아프신 데는 없으시냐, 마스크는 사셨냐며 안부를 여쭤보는 게 대부분 대화 내용입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또 다른 일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부모님이 근처 시장에 다녀오셨다고 해서 웬만하면 시장은 가시지 말라고 당부드리기도 했는데요. 온라인으로 장을 봐드린다고 해도 계속 괜찮다고 하시네요. 부모님은 대신 전자체온계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주변 약국에는 제대로 된 게 없다며 인터넷으로 주문해달라고 하셔서 찾아보는 중입니다.

최근 주변에서도 부모님을 대신해 온라인 쇼핑을 하려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합니다. 평소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많으니 되도록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가시지 말라고 걱정이 돼서 그런 걸 겁니다. 또 전자체온계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도 대신 사드리는 경우도 늘어난 듯합니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살펴보니 이런 사례가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온라인몰 배송지를 일시적으로 변경해 주문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뒤인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의 배송지 변경 주문 건수는 전주보다 58% 넘게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부모님 대신 장을 봐드리다 보면 홍삼이나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전복, 삼계탕 등 보양식 재료에 관심이 가나 봅니다. 함께 보내드리면서 건강도 더 챙기시라는 마음에서겠죠.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런 제품 매출도 빠르게 늘었다고 합니다. 홈플러스는 '효도 쇼핑'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효도를 하는 방식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자녀를 통해서 온라인 장 보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직접 쇼핑앱을 내려받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엄지족'이 되기로 한 겁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50대 이상 신규 가입 회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다고 합니다. 50대 이상 회원 매출도 55% 증가했고요. 11번가 역시 구매 고객 기준으로 50대 회원이 전년보다 16% 늘었습니다. 60대는 17%, 70대는 10% 증가했다고 하네요.

'시니어 엄지족'들은 코로나19 사태 초반엔 당장 마스크나 손소독제가 필요해 급한 마음에 쇼핑앱을 내려받는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그러다가 막상 둘러보니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들이 많으니 신선식품 같은 품목에도 관심이 갔을 테고요.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50대 이상이 구매한 제품 중 라면의 경우 매출 증가율이 무려 884%였다고 합니다. 돼지고기는 473%, 채소는 218% 늘었고요. 쌀이나 잡곡도 112% 증가했습니다. 각종 건강식품류의 경우 매출이 3배가량 늘었고요.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간 온라인 쇼핑과는 거리가 멀었던 고객들이 신규 유입되고 있는 거니까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증권가에서도 이런 분석이 나왔습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온라인 소비가 전 세대에 걸쳐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면서 "그간 온라인 구매가 활발하지 않았던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세대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은 수순이었지만, 코로나19가 이를 앞당기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효도 쇼핑을 받든, 직접 쇼핑앱을 내려 받든 어쨌든 중장년과 노년층들도 이제 '온라인 쇼핑'의 재미를 알기 시작했습니다. 오 연구원의 분석처럼 이런 흐름은 언젠가는 올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이를 앞당긴 건데요. 이번 사태가 끝난 뒤 유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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