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면서 힐링하는 게임, 일본 닌텐도사에서 내놓은 신작 게임 '모여라 동물의 숲(모동숲)'이 유저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어요.
모동숲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닌텐도의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를 이용해 즐기는 이 게임은 무인도로 이주해 마을을 꾸미면서 동물 주민들과 교류하고 살아가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요.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게임기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전용 게임기기인 닌텐도 스위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죠.
국내에서는 중고 기기 가격이 2배(정가 32만원) 이상 오르며 "일본 불매운동은 옛날이야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어요. 한 달 전에 비해서 닌텐도 시가 총액이 총 16조원가량 증가했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감이 나죠.
한국인의 독특한 '힐링 코드'
동물의 숲은 일반 게임과는 다른 특징 몇 가지를 가지고 있는데요.
특히 게임 속 너구리 캐릭터가 대출을 해주면 돈을 벌어 빚을 갚을 수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대출을 하고 빚을 갚아가는 요소가 한국에서는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아니? 빚을 갚는데 힐링이 된다고요? 언뜻 들으면 이해가 안 되는 듯하지만 유저들 말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 끄덕 수긍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한국 유저들이 말하는 동물의 숲 인기 비결을 정리해보면 이래요.
1. 현실과 다르게 돈을 벌기가 쉽다. 쉽게 재정적 안정감 느낄 수 있음.
2. 무이자 대출과 적당한 노동을 통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3. 주변 동물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소속감을 느낀다.
4. 자랑하기 기능으로 내가 이룬 성취(집, 재산)를 자랑할 수 있다. 자신감, 자존감, 명예 획득 가능!
5. 노동은 하지만 회사나 상사가 없다. 누구의 지시 없이 내 마음대로 여유롭게 빚을 갚아가면 된다.
6. 도트 찍기 기능으로 내가 이 게임을 했다는 흔적과 역사를 남길 수 있다. 유일무이한 내 것을 만든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아 좋은 게임
현실의 삶이 동물의 숲속 삶과 같이 여유롭고 자유로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게임이 유저들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걸 텐데요.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시국에 마음껏 자연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대리만족을 줬다는 분석도 있어요.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게임 속에서는 집을 사기 위해 빚을 지더라도 상환 기한에 쫓겨 허덕이지 않아도 되고, 상사나 회사 등 강요로 인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대요. 적당한 노동으로 번 돈으로 소소하게 집을 사서 꾸미면서 여유로운 성취감도 느낄 수 있으니 힐링이 된다고 하고요.
현실뿐 아니라 게임 속에서도 소확행은 트렌드에요.
젊었을 때 왕창 벌어둔 돈으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는 게 아니라 소소하고 확실한 만족감과 성취를 원하는 요즘 세대의 트렌드가 반영됐기 때문에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