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는 후라이드가 맛있다. 치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BBQ가 자체 개발한 올리브유로 튀겨낸 '황금올리브치킨'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내놓은 수많은 후라이드 치킨 중에서도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왔다.
반면 BBQ를 대표하는 양념치킨은 잘 떠오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BBQ도 그간 여러 양념치킨 메뉴를 선보였지만 '황금올리브치킨'의 존재감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BBQ는 이번에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기존 황금올리브치킨에 양념을 입혀보자는 아이디어다. 특히 요즘 식품업계의 '대세'라는 매운맛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것도 '시리즈'로 4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바로 '핫황금올리브' 시리즈다. 다양한 맛을 경험해보며 '인증'하는 걸 좋아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전략이다.
실제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BBQ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출시된 뒤 지난 5월 초까지 누적 판매량이 40만을 돌파했다. 전국 BBQ 매장이 1600개가량이니까 매장마다 핫황금올리브 시리즈로만 하루 평균 10~20마리씩 팔린 셈이다.
지난 13일 서울시 서대문구 BBQ 이대점에서 '핫황금올리브 시리즈' 4종을 직접 먹어봤다. 각 제품의 이름부터 남다르다. '핫착!레드착착'부터 '핫싸!블랙페퍼', '핫빠!크리스피', '핫찐!찐킹소스'까지.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름이다.
네 가지 중 지금까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핫빠! 크리스피'다. 이 제품의 맛은 한 마디로 '속 깊은 매운맛'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세 제품의 경우 기존 황금올리브에 양념을 더한 방식으로 만드는데, '핫빠! 크리스피'는 닭고기에 튀김옷을 입히기 전 숙성 단계에서부터 매운맛을 더한다. 하바네로와 바비큐맛 시즈닝에 인도 향신료인 마샬라 향을 첨가한 소스로 숙성한 뒤 튀김옷을 입히는 방식이다. 튀김 위에 입혀진 양념 맛이 자극적인 기존의 양념치킨들과는 다르게 '속살'에서 은은하게 매운맛이 올라온다는 게 특징이다.
크리스피 다음으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메뉴는 '핫싸!블랙페퍼'다. 통후추 특유의 알싸한 향이 치킨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매콤달콤하기만 한 시중의 치킨 양념이 식상해진 이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맛이다. 특히 블랙페퍼는 이름 그대로 치킨의 색감이 검은색인 것처럼 보여 독특한 느낌을 준다. SNS에 인증하기에 적격인 제품이다.
매운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핫찐!찐킹소스'가 제격이다.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 소스에 버무려 '한국 전통의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매운맛의 강도는 상당히 높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이들이 먹었다가는 눈물 콧물 쏙 빠질 만한 정도다. 하지만 매운맛 마니아라면 '강추'다. 실제 핫황금올리브 시리즈 중 '핫찐!찐킹소스'의 재구매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잘 구현했다는 방증이다.
'핫착!레드착착'은 하바네로 고추를 원료로 한 레드 시즈닝이 황금올리브 치킨 위에 듬뿍 뿌려져 있다는 게 특징이다. 언뜻 라면스프나 양꼬치에 곁들이는 쯔란 가루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맛보면 라면스프처럼 자극적이진 않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짭짤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맥주나 소주가 생각나는 맛이다.
BBQ가 지난달 '핫황금올리브 시리즈'를 출시한 뒤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BBQ 가맹점주들도 요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장 매출'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신제품이 잘나가면서 '배달 매출'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BQ 이대점을 운영하고 있는 양임철 점주는 "핫황금올리브가 출시된 뒤 매출이 20% 정도 오른 것 같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에 타격이 있었지만 신제품이 잘 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BBQ는 이번 핫황금올리브 시리즈가 인기를 끌자 이 제품이 황금올리브 치킨 못지않은 '스테디 셀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너시스 비비큐 관계자는 "후추나 먀샬라, 고추장 등 새로운 재료를 활용해 참신한 매운맛을 구현하고 트렌디한 네이밍까지 더해져 SNS 리뷰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맛에 대한 시장의 니즈를 세심하게 읽어 이를 반영한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