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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표곰' 캐릭터 인기에 웃는 기업들

  • 2020.07.01(수) 17:21

삼양식품‧대한제분 등 식품업계 캐릭터 마케팅 전성시대
최소 비용으로 제품‧기업 이미지 개선…매출 상승효과까지

식품업계가 단순 제품 홍보에서 나아가 제품 마스코트로 내세운 캐릭터를 자체 브랜드화하는 마케팅까지 전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아기공룡 둘리나 뽀로로 같은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차용해 제품을 홍보했다면, 이제는 제품 마스코트가 별개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기업과 제품 홍보를 이끄는 등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불닭볶음면 캐릭터 '호치' 관심도↑ 

식품업계에서 캐릭터 마케팅에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삼양식품이다.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 부진으로 고전하던 삼양식품은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출시 초기 국내 매출은 월 7억~8억원 정도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강렬한 매운맛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불닭볶음면 챌린지(도전)'가 잇따르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삼양식품 내 불닭브랜드 매출은 2012년 75억원에서 지난해 3400억원으로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단숨에 효자품목으로 등극한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불닭볶음면 마스코트인 닭 캐릭터 '호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다. 그 배경에는 '호치' 캐릭터를 활용한 타 기업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이 한 몫 했다.

한때 삼양식품은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카카오프렌즈 ‘어치피’ 캐릭터가 그려진 ‘까르보불닭 어피치 에디션’을 지난 2018년 한정판으로 내놓기도 했지만, 이제는 불닭볶음면을 대표하는 ‘호치’가 타 기업들의 제품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8년부터 여성 색조 화장품을 비롯해 문구류, 황사 마스크, 캐릭터 인형 등에 호치 캐릭터를 활용하는 등 여러 업체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생활용품 전문 업체인 애경산업과 불닭캐릭터를 적용한 '2080 호치치약' 등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라인 메신저에 40가지 표현을 담은 호치 이모티콘을 선보이며 도리어 '호치'가 불닭볶음면을 홍보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캐릭터 '표곰'으로 전성기 맞은 67년 전통 '곰표' 브랜드

국내 대표 밀가루 제조업체인 대한제분도 삼양식품과 비슷한 시기인 2018년부터 '곰표'의 '표곰' 캐릭터를 활용한 컬래버리에션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CU편의점,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가 1주일 만에 판매 30만개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밀맥주와 함께 '곰표 오리지널 팝콘', '곰표 나쵸 오리지널' 등의 안주류도 덩달아 인기다.

대한제분의 '곰표' 캐릭터 마케팅은 특이하게도 캐릭터 도용이 발단이 됐다. 4XR이라는 의류 쇼핑몰에서 곰표 캐릭터 '표곰'이 그려진 티셔츠를 내놓으면서다. 이는 캐릭터 도용의 문제로 불거질 수 있었지만 대한제분은 컬래버레이션 기회로 역이용하면서 본격적인 캐릭터 마케팅에 돌입했다.

4XR에 이어 키즈 의류 브랜드인 런레빗과도 손을 잡았고 애경2080, LG생활건강과 화장품 업체인 스와니코코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표곰' 캐릭터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제품‧기업 이미지 각인…매출상승 기대 

이밖에 CJ제일제당과 롯데칠성음료 등도 제품을 대표할 자체 개발 캐릭터를 개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가닉 주스 캐릭터로 동그란 눈이 특징인 '크니‧쁘니‧트니'를 선보였고 CJ제일제당은 햇반 시리즈에 쌀알이‧브라우니‧까미‧킹콩 등 쌀과 잡곡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8종을 개발하고 캐릭터 팝업 스토어까지 열었다.

식품업계의 경우 대부분 색감이나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자체적인 캐릭터를 채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동안 식품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은 유명 캐릭터를 제품에 새기거나 제품 디자인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였다. 빙그레는 스포츠의류 브랜드 FILA, 애경산업과 협업해 의류, 치약 등 제품에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스크림 '메로나'의 디자인을 접목하는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SPC삼립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펭수를 제품 모델로 채용한 '펭수빵'을 출시한 바 있다.

이제는 삼양식품과 곰표 등이 제품 마스코트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면서 식품업계에 캐릭터 마케팅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마케팅은 적은 비용으로 제품과 브랜드, 기업 이미지를 각인 및 개선하는 동시에 매출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며 "다만 캐릭터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캐릭터를 연결하는 콘셉트와 스토리텔링 등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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