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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롯데하이마트의 실험…"기존 하이마트는 잊어라"

  • 2021.04.07(수) 17:09

압구정점, 메가스토어 리뉴얼 후 매출 신기록
소비자 니즈 적극 반영…'지역 밀착형' 모델 제시

하이마트 압구정 메가스토어 1층 와인샵 전경.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가전양판점이 변신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제품이 무미건조하게 늘어서 있던 시대는 지났다. 복도는 넓어졌고 매대는 깔끔해졌다. 종종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스마트폰 수리를 맡기는 것도, 세탁기 수리 요청도 가능하다. 게이밍 컴퓨터의 스펙 대비 체감 성능이 어떨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매장에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결정하면 된다.

롯데하이마트가 지금까지 11곳의 대형 점포에서 선보인 ‘메가스토어’는 이런 가전양판점의 변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가전제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은 그대로 두고 '체험형' 요소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9번째 매장인 압구정점부터는 지역 밀착 '특화 매장'까지 선보이기 시작했다.

◇ 입구에는 와인숍…"하이마트 맞아요?"

7일 롯데하이마트 압구정 메가스토어(압구정점)에 들어서자 가전양판점 최초의 점내 와인샵 '와인ON'이 반겼다. 보통 가전양판점 1층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주변기기 매장인 것을 감안하면 생소한 풍경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압구정점 인근에만 와인 전문 매장 4곳이 있다"며 "인접 상권의 트렌드에 맞춰 기획된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와인ON은 구색 맞추기용 매장이 아니다. 330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와인 '샤또마고 82빈티지'부터 가성비 라인까지 총 570여 종의 와인이 판매되고 있다. 와인샵 맞은편에는 LG‧밀레‧유로까브 등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셀러 전문점이 입점했다. 매장 관계자는 "와인셀러를 전문으로 다루는 매장 역시 업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한켠에는 와인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음향기기 숍도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롯데하이마트의 고민은 2층 매장에서도 묻어났다. 눈에 띄는 매장은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 '투바'였다. 공인 서비스센터의 하이마트 입점은 압구정점이 최초다. 이전까지는 인증 서비스센터만 운영됐다. 애플 제품은 2030세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반면 AS망은 삼성·LG보다 좁아 건당 처리 시간이 길다. 소비자들은 제품 수리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매장을 둘러보게 된다. 큰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젊은 소비자들의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2층은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애플·삼성 등 스마트폰 매장은 물론 게이밍존, 1인 미디어존 등이 촘촘히 들어섰다. 모든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게이밍PC 좌석에 앉아 평소 즐기던 게임을 켜봤다. 40인치 고주사율 모니터에 펼쳐지는 풀옵션 게임 장면이 의식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바로 옆에 있는 원격 조립PC 주문 코너에서 제품 상담을 할 뻔했다. 이밖에도 면도기·청소기 등 생활가전과 LED마스크,헤어용품 등 뷰티·주방·펫가전 코너가 공간을 충실하게 채웠다.

하이마트 압구정점 3층에 위치한 안마의자 체험공간.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3층에는 '초프리미엄' 매장이 위치했다. 소비력이 높은 인근 상권을 고려한 노림수다. 계단을 오르자 마자 삼성 90인치 QLED 플래그십 TV가 눈을 사로잡았다. 이 제품을 시작으로 삼성 비스코프, LG 오브제 등 프리미엄 가전 매장이 펼쳐졌다. 대부분 롯데하이마트 매장은 삼성, LG의 일반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압구정점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면에 둬 차별화를 꾀했다. 물론 일반 제품들도 직원을 통해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다.

3층의 '킬러 콘텐츠'는 안마의자였다. 매장 한켠에 코지마, 세라젬 등 4개 인기 브랜드의 대표 모델 13개가 진열돼 있었다. 안마의자 체험이 가능한 롯데하이마트 매장 중 최대급 규모라는 설명이다. 체험도 자유롭게 가능했다. 안마의자에 10여 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일반 매장들과 달리 영업사원의 접근이 전혀 없었다. 덕분에 체험에 온전히 빠질 수 있었다. 특히 바닥이 다른 공간보다 높게 만들어져 혼자 있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다.

◇ 메가스토어, 소비자의 마음을 잡았다…"진격 앞으로"

롯데하이마트는 메가스토어를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메가스토어로 전환된 매장의 성과가 좋아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월 잠실점에 첫 메가스토어를 열었다. 잠실점은 리뉴얼 후 1년 동안 매출액이 30% 늘었다. 이어 리뉴얼이 진행된 울산점은 전년 대비 120%, 상남점은 200% 증가했다. 압구정점도 리뉴얼 오픈 3일만에 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픈 프로모션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메가스토어의 성과는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4조520억 원, 영업이익은 1610억 원이었다. 코로나19로 매출은 전년 대비 0.6%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6.6% 늘었다. 메가스토어로 고마진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증권가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1분기 매출 9826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2%, 62.6% 증가한 수치다.

롯데하이마트는 점포를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롯데하이마트는 올해도 메가스토어를 꾸준히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달 오픈한 신제주점과 압구정점을 시작으로 올해 총 10여 개 매장이 메가스토어로 탈바꿈한다.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 작업도 지속한다. 지난해 26개 점포를 문 닫은 데 이어 올해도 10여 개 매장이 추가로 정리될 예정이다. 다만 롯데하이마트 측은 단순 폐점은 아니라고 밝혔다. 매출 부진 상권에 여러 매장이 영업중일 경우 한 곳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전체 하이마트 점포를 점진적으로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전양판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다. 때문에 꾸준한 고객 방문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런 약점을 압구정점 와인ON과 같은 지역 상권 밀착형 매장을 앞세워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복도를 넓히고 체험 공간을 확충하는 등 매장 구조 혁신도 이어갈 예정이다. 가전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하이마트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압구정점 리모델링은 MZ세대와 지역 고정고객, 프리미엄 고객을 대상으로 면밀히 계획을 세운 후 진행됐다"며 "향후 타 점포가 메가스토어로 리뉴얼될 때도 지역 상권에 대한 분석을 먼저 진행하고 다양한 차별화 매장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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