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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의 계절…'1인 1닭'은 국룰일까

  • 2021.07.25(일) 10:00

[食스토리]한국의 대표 보양식 '삼계탕'
치킨·삼계탕 등 '한 마리' 중량은 제각각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보면 어느 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혹시 어젯밤에도 1인 1닭 하셨나요? 한국은 '치킨의 민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야식하면 치킨부터 떠오르죠. 1년 내내 야식으로 치킨만 선택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음식입니다. 배가 고픈 날이면 '1인 1닭' 정도는 거뜬합니다. 

다만 치킨이 아닌 다른 '닭 요리'를 먹어줘야만 하는 날도 있습니다. 초복과 중복, 말복이 있는 한여름이 그렇습니다. 보양식으로 기력을 회복해야 할 때 우리는 흔히 삼계탕을 먹습니다.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복날=삼계탕'이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삼계탕 대신 치킨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보양식은 삼계탕입니다.

얼마 전 복날을 맞아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즉석 삼계탕'이었습니다. 순식간에 한 마리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배도 마음도 든든해졌습니다. 배가 부르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보통 치킨은 '2인 1닭'을 하곤 합니다. 물론 1인 1닭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전 2인 1닭이 딱 적당하더군요. 그런데 희한하게 삼계탕은 한 마리를 뚝딱 끝냅니다. 왜일까요? 

잘 알려졌다시피 삼계탕에는 주로 '어린 닭'을 씁니다. 다 자란 닭에 비해 크기가 작은 게 당연하죠. 그렇다면 삼계탕에 쓰이는 어린 닭은 크기가 어느 정도인 것을 쓸까요? 우리는 치킨이든 삼계탕이든 닭볶음탕이든 닭고기 음식은 대부분 '한 마리'를 기준으로 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마리를 먹었다는 건 알겠는데, '얼마나' 먹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번 알아봤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삼계탕과 비교해보기 위해 먼저 치킨에 쓰는 닭 크기를 알아봤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실 겁니다. 치킨은 1㎏ 정도 크기의 닭으로 만들어집니다. 교촌과 BBQ, bhc 등 주요 업체들 대부분 그렇습니다. 두 마리를 주문해야 할 것만 같은 '호식이두마리치킨' 정도만 900g 정도의 닭을 씁니다.

일각에서는 교촌이 진짜 BBQ나 bhc와 같은 크기의 닭을 쓰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교촌 치킨이 타브랜드에 비해 유난히 작아 보인다는 의견이 있어서입니다. 교촌 관계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합니다. 교촌의 경우 경쟁사보다 부위를 잘게 썰어 튀기는 데다, 조리법상 두 번 튀기는 만큼 수분이 많이 빠진다고 하네요. 튀김옷도 상대적으로 얇아 작게 느껴질 뿐 크기는 같다는 것이 교촌 측의 설명입니다. 

식품 업체들이 제조하는 '즉석 삼계탕'의 경우 대부분 400~500g의 닭을 쓰고 있습니다. 제품 중량은 800~900g 정도죠. 이는 찹쌀과 국물 등 부재료가 포함된 무게입니다. 닭만 따져보면 일반 치킨의 절반 정도입니다. 이렇게 보니 치킨은 2인 1닭, 삼계탕은 1인 1닭이 딱 맞는 중량인 듯합니다.

물론 삼계탕이라고 해서 크기가 다 같지는 않습니다. 하림 등 닭고기 업체들은 가정에서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삼계탕용 생닭을 판매하는데요. 500g인 닭도 있고, 1㎏인 닭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삼계탕이 생각납니다. 한 마리를 다 먹기 버거웠던 기억이 떠오르는 걸 보니 1㎏ 생닭을 사셨던 것 같습니다.

한국문화정보원이 문화포털에 게시한 ' 복날, 삼계탕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영상. /사진=한국문화정보원 제공.

그렇다면 왜 삼계탕에는 500g 가량의 닭을 쓰고, 치킨에는 1㎏의 닭을 쓰는 걸까요. 삼계탕에 어린 닭을 쓰는 정확한 이유를 찾기는 힘듭니다. 다만 제조 업체들은 "육질이 부드럽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킨의 육질도 부드럽습니다.

삼계탕은 지난 1960년대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로 대중화됐다고 합니다. 당시 식당들이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혼자'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린 닭을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닭 요리는 한 마리를 먹어야 제대로 먹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를 위해 한 마리를 내놔야 했고 단가 등을 고려해 어린 닭을 사용했다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반면 흔히 구이나 튀김류에 쓰이는 닭은 1㎏을 기본으로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센터 닭'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흔하고 많이 팔리는 닭'이라는 의미입니다. 치킨 업체들이 대부분 이 크기의 닭을 쓰는 건 센터 닭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킨 한 마리 크기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도 있습니다.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부분육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콤보'라는 이름으로 닭다리나 날개 부위만 따로 주는 제품인데요. 이 제품에는 1.2㎏에서 1.8㎏ 사이의 닭을 사용합니다. 닭다리나 날개의 크기가 더 크겠죠. 그렇다고 콤보를 시킨다고 더 많이 주지는 않습니다. 조리 전 중량을 기존 한 마리 제품의 중량에 딱 맞춰서 준다고 하네요.

복날의 '복'은 '엎드릴 복(伏)'자입니다. 서늘한 기운이 뜨거운 기운에 엎드려 있다는 의미의 '흉일(凶日)'입니다. 삼계탕 한 마리 혹은 치킨 한 마리씩 드시고 흉일을 '복일(福日)'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 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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