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측이 연일 파리바게뜨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가맹점주들과 제빵기사들조차 민주노총 측에 대해 반대의견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측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을 상대로 지속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 등에서는 민주노총 측이 시간이 갈수록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민주노총 측과 연대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사회적합의 이행 검증위원회’는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파리바게뜨 여성노동인권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모성보호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설문조사는 지난 6월 10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방법으로 진행됐다. 총 응답자는 전체 PB파트너즈 제빵기사 5000여 명 중 약 5% 수준인 297명이었다. 이번 조사 응답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61%, 민주노총 조합원 외 인원이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등에서는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이 민주노총 측에 유리하게 편성됐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가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노조 소속에 따른 인원 비율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현재 한국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과 민주노총 화섬노조로 양분돼있다. 당초 민주노총 화섬노조가 장악했지만 민주노총 활동에 반감을 가진 제빵기사들이 잇따라 이탈했다. 이후 이들은 한국노총 쪽으로 옮겨가면서 현재는 한국노총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대표 노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PB파트너즈 제빵기사 중 민주노총 기사는 200여 명이다. 이는 전체 제빵기사의 4%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응답자 297명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익명으로 조사돼 실제 제빵기사들이 참여했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 또 한 사람이 여러 번 중복 답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예를 들어 유산에 대한 질문에 ‘임신한 적 있다’는 답변자는 총 12명이었다. 이 중 ‘유산 경험’에 대한 답변은 5명이었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를 두고 유산율이 41.7%라고 밝혔다. 전체 제빵기사 5000여 명 중 실제 유산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5명의 답변을 토대로 ‘여성직장인 평균 23%의 두 배의 유산율’이라고 해석했다.
위원회가 인용한 ‘여성직장인 평균 유산율(23%)’은 한국산업안전보험공단에서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된 43만 건의 임신, 출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아울러 이번 설문결과는 단순한 제빵기사들의 의견을 묻는 ‘인식’ 조사였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를 실제 결과인 것처럼 ‘실태’조사로 발표했다. 실태 조사는 한국산업안전보험공단의 자료처럼 실제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이어야 한다. 하지만 위원회는 설문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여 명의 조합원을 가진 민주노총 측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답변자 수도 200여 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대부분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의견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의 의견이 아닌 소수의 자기 편의 의견만을 마치 전체 사실인양 호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코너에 몰린 민주노총이 무리수를 둔 듯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