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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국대들의 세금고민 해결사

  • 2022.10.13(목) 07:35

방준영 세무회계여솔 대표 세무사 인터뷰
스포츠·콘텐츠 예술산업 전문 세무대리인

바야흐로 전문가의 시대다. 국가자격증이 있는 전문자격사들조차도 보다 세분화된 전문분야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더 깊고 더 전문적이어야만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

이미 세금문제 최고 전문가로 양성된 세무사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와 같이 단순하게 장부작성을 잘하고 세금신고를 잘 해주는 것만으로는 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AI가 세무회계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남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를 선점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세무회계여솔 대표 방준영 세무사는 희귀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다. 세무대리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포츠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이미 국가대표 스포츠 선수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세금을 납부했고, 각종 스포츠 단체에서는 세무회계지식을 공유해 달라는 강연요청이 이어진다. 

직접 만나본 방 세무사의 독특함은 전문분야에서 그치지 않았다. 창업 15년차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방 세무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준영 세무회계여솔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객들로 국대 축구팀을 만들 수 있는 세무사

- 스포츠산업 분야를 전문적으로 보게 된 계기가 있나

2009년이었다. 우연히 국가대표 축구매치를 중개하는 에이전트를 만나 세금고민을 들어준 것이 시작이었다. 이 분야 세금문제가 아주 복잡하면서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았다.

한국과 브라질 국가대표 경기를 하는데, 한국에서 초청하면 초청료가 나가는데,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경우 권리를 브라질이 아닌 영국회사가 갖고 있다. 이 경우 소득세 원천징수를 어느 국가에서 해야하는지, 과세권은 누가 갖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에이전트회사, 방송중계권회사, 프로모터 등과 일하게 됐다.

- 스포츠 선수들 세무대리도 많이 하는데

분야를 보면 그 속의 사람이 보인다. 스포츠 선수들도 단순하게 3.3% 원천징수로 뗐다가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고 있는데, 갈수록 연봉이 커지고, 해외이적까지 하게 되니까 세금문제가 복잡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는 이분들이 정말 세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이적을 하면, 세법상 거주자 비거주자 판단에 따라 세금이 천지차이로 뒤집히고, 또 대형 계약 이후 발생하는 가족간 증여이슈에 대해서도 대부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다.

사전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고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세무적인 문제가 너무 복잡 다양하고, 이것을 선수가 직접 관여하다보니 경기력에 영향도 끼친다.

미국의 경우 대형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적어도 세금분야에서는 선수들이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이들의 백오피스 역할을 하는 '셰르파포유'라는 개인브랜드 세무컨설팅서비스도 론칭했다. 

- 공개할 수 있는 유명 고객리스트가 있을까

고객정보를 오픈하지는 않지만, 본인들이 허용한 범위내에서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분들을 꼽자면, 우선 김신욱 선수를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싱가포르 프로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신욱 선수는 이 시장에서 처음으로 함께 일하게 된 선수이고, 다양한 경험치를 쌓게 해준 선수다.

안정환 해설위원도 대리하고 있다. 지금은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선수가 은퇴 뒤의 삶을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된 선수다.

그리고 야구선수 중에는 처음으로 같이 일한 두산베어스 김재호 선수, 아마추어선수로는 처음으로 계약한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도 소중한 고객이다.

테니스 선수중에도 권순우 선수가 함께하고 있다. 테니스나 F1같은 스포츠는 월드투어 형태로 한 국가에 머무르지 않고 경기가 진행돼 세금문제가 복잡하다. 덕분에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스포츠분야와  유사한 패턴의 세무 이슈가 발생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예술 산업분야의 종사자들도 스포츠 선수들처럼 복잡한 세금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를 못받는 경우가 너무 많다. 

드라마 감독, 연예인, 작가분들도 '셰르파포유'를 통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 스포츠 예술분야 고객의 핵심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는 너무 단기간에 고액의 소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적, FA 등으로 고액연봉이 발생하고, 거액의 상금을 타기도 한다. 너무 젋었을 때 고액을 받게되면 국세청에서 소득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증여세도 부과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돈이 생기면 가족들에게 주고싶고, 어린 선수나 예술가들은 돈관리를 가족들이 대신해주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돈 벌어서 부모님 자동차나 주택을 사줬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방송에 나오는 이유다. 이런 소득과 증여에서의 리스크헷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또 하나는 국제조세문제다. 스포츠나 콘텐츠산업은 국경이 없는 시대에 있다. 해외이적을 했거나 한국으로 이적해 온 선수, 초청된 스포츠팀이나 예술단체 등에 대한 원천징수나 과세권이 늘 쟁점이 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각국의 개별 세법에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이자배당소득 등 일반적인 소득구분만 되어 있지만, 국가간 조세협약에서는 체육인과 연예인에 대한 소득구분이 별도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OECD 조세모델에도 규정돼 있지만, 주로 국가간 이동에서 더 높은 세부담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국세청은 이 기준에서 최대한 과세하려하고, 따라서 잘 모르는 경우 보수적인 기준으로 세금부담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절세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산업의 고객들을 연결한다

- 서로 다른 세무대리 고객들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그동안의 전통적인 세무대리 업무에서 탈피해서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 결과 각각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이종산업의 고객들과 콜라보레이션 하는 '여솔블루시리즈'라는 이름의 창작행사를 기획해 지난 9월 26일 론칭했다. 

하나는 설치미술 아티스트인 홍기원 작가의 작품을 여솔 사옥에 전시하는 콜라보였다. 

홍 작가는 영국 런던의 '첼시켈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 졸업 후 국내외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 해온 설치미술 아티스트다. 미술품 시장이 페인팅 위주이지만 설치미술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홍 작가와 콜라보를 기획했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람해줘서 전시 기간을 연장했을 정도로 잘 진행됐다.

다른 하나의 콜라보는 수제맥주 제조사 부루구루를 통해 가양주(家釀酒) 컨셉의 맥주 2종을 개발한 것이다. 세무회계여솔의 상징인 소나무와 잣나무에서 착안해 솔향과 잣향의 맥주를 만들었다.

부루구루는 우리 고객사이기도 하지만, 세계 최대규모의 맥주대회 NHC에서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수상한 박상재 대표가 운영하는 전문 브루어리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술을 통해 고객들과 보다 넓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여솔블루시리즈 콜라보는 다양한 산업의 고객들이 서로 연결되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 다음 콜라보 대상도 정해졌나

개인적으로 스포츠와 콘텐츠 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사실 세무회계여솔의 핵심 서비스는 상속과 증여에 있다. 아내이자 파트너인 박지연 세무사가 '아름다운 상속'이라는 상속증여파트를 대표로서 이끌고 있는데, 그 전문성에서 감히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우리 업의 본질인 상속증여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고, 그 결과 내년에는 다양한 산업에서의 상속과 증여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콜라보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실제 상속세무대리를 하면서 늘 느끼지만 상속은 아름답지가 않다. 가족끼리 크건 작건 분쟁이 발생한다. 이런 분쟁을 어떻게 하면 미리 준비하고, 아름답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다음 콜라보는 그 결과물이 될 것 같다. 

술과 세금을 엮는 위스키 덕후 세무사

- 위스키를 수집하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다

술은 가장 건강하게 맛을 느낄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과거 군대를 제대했을 때 즈음, 잭다니엘과 짐빈만 있는 줄 알았던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이라는 책을 우연히 읽고, 신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책에 나온 양조장을 찾아가려고 배낭여행을 떠났지만, 스코틀랜드까지 갈 돈이 없어서 돌아오던 날, 면세점에서 샀던 '라거부린'이라는 위스키가 처음 수집한 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라카미 책에 나왔던 술이다.

당시에 산 라거부린을 아끼고 아끼다 6년 뒤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열었는데, 너무 이상한 맛이 나서 놀랬다. 뭐가 문제인지 궁금해서 위스키에 대해 공부를 했고, 본격적으로 하나둘 사서 비교하고 맛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싱글몰트가 나오는 국가와 지역의 위스키들은 대부분 맛봤고, 가지고 있다.

방준영 세무사가 사무실 한 켠에 마련한 위스키 진열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세무사 사무실에 위스키를 진열한 이유는

애가 셋인데 집이 좁다. 술을 집에 보관하니 아이들이 술병을 갖고 노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사무실로 옮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별도로 방을 만들어 진열하고 맛볼 수 있도록 바도 만들게 됐다.

언젠가부터는 지인들과 고객들도 내 취미를 알고는 특이한 술이 있으면 사 와서 선물로 주고 간다. 이제는 진열장이 지인들로부터 채워지는 구조가 됐다.

- 술과 관련한 위시리스트도 있나

세무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에 붙는 세금을 보게 되더라. 위스키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이 세금이다. 술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세금의 역사와 함께 간다는 것도 알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술과 세금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이다. 관련해서 자료도 계속해서 모으고 있고, 언젠가는 술과 세금이라는 책을 엮을 것이다.
 

▶방준영 세무사
세무회계여솔 대표세무사 (2016년~현재)
세무회계여솔 스포츠사업부 ‘Sherpa for You’ 대표 (2018년~현재)
방준영 세무사사무소 대표세무사 (2008년~2016년)
(주)한국투자증권 GWM 자문세무사 (2021년~ 현재)
(주)신영증권 신탁사업부 자문세무사 (2017년~현재)
(주)신영증권 APEX FAMILY OFFICE 자문세무사 (2013년~2018년)
한국토지보상조세연구회 부회장 (2011년~2015년)
서울지방세무사회 감리위원 (2011년~2015년)
한국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 (2011년~2015년)
한국세무사회 법제위원 (2013년~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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