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탈루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고수익 연예인과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들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다. 또 지역 토착비리에 연루된 건설사와 유통회사 사주일가도 이들과 함께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위법·불공정한 행위로 부당한 수익을 누린 연예인 등 인적용역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건설업 등 지역토착사업자 8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연예인·운동선수·웹툰작가 18명
이번 조사대상에는 연예인과 운동선수, 웹툰작가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가족명의로 1인 기획사를 차린 후 수입금액을 분산하고 허위로 인건비를 처리한 연예인을 비롯해 해외소득을 신고누락하고 경비를 부풀린 해외파 운동선수와 프로게이머, 자신의 저작권을 법인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분산 탈루한 웹툰작가가 조사를 받는다.
유명 웹툰작가 A씨의 경우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저작물을 면세매출로 신고해 부가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A작가는 법인을 설립한 후 가족을 허위로 취업시켜 인건비를 지급하고, 법인 명의로 슈퍼카를 구입하는 등 법인자금으로 사치생활을 해 왔다.
유튜버·인플루언서 26명
후원금 수입과 광고수입을 신고하지 않은 유튜버와 사적인 경비를 법인비용으로 처리한 유명 인플루언서들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SNS를 통해 의류를 판매하는 인플루언서 B씨의 경우 구매자들에게 계좌이체를 유도한 뒤 이체금액에 대해서는 매출신고를 하지 않았고, 법인사업자로 전환한 뒤에는 영업권을 무상이전하고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으로 편법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특히 탈루소득으로 고급주택을 구입하고 법인카드로 해외여행을 즐기며 자녀교육비까지 지출했다.
플랫폼 사업자·온라인 투자정보사업자 19명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사업자와 주식과 코인, 부동산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투자정보서비스사업자들도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일부 투자정보서비스업자들이 주식과 코인투자 관련해 출판과 강연을 하고 벌어들인 수익과 투자자문 수수료를 다른 사람의 차명계좌로 받는 방법으로 매출을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주식 유튜버로 유명한 C씨는 주식시장 상승기에 매출이 4배로 뛰자 동영상 강의수입 수십억원을 차명계좌와 가상화폐 코인으로 받는 방법을 통해 소득을 누락했다.
C씨는 특히 직원명의로 10곳이 넘는 경영컨설팅 업체를 설립하고, 외주용역비 명목으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받아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를 탈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토착 건설업자와 유통업자 21명
관급공사와 공공기관 납품을 주력으로 하는 지역 토착 건설업자와 유통업자들도 이번 세무조사 대상이다.
일부 사업자는 법인이 개발한 상표권을 사주명의로 등록한 후 법인에 되팔아 법인자금을 유출했으며, 자녀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해 준 뒤 이익을 분배해 경영권까지 넘기기도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역 대형관급공사를 수주한 D기업의 경우 원재료의 80% 이상을 자녀명의 특수관계법인에게서 매입하면서 정상 단가보다 2배나 지급해 부당이익을 챙겼다. 특히 D기업 사주는 관련 용역설비가 없는 친인척 특수관계사에게까지 용역을 준 것으로 꾸며서 소득을 탈루해 왔다.
신종업종 세무관리 강화 추세
국세청은 최근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유튜버 등 신종업종에 대한 세무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1회, 2021년에 3회나 관련 세무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총 141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최근 디지털 포렌식기술을 동원한 금융추적조사가 가능해지면서 명의위장이나 차명계좌, 이중장부 등을 확인하는 조사가 집중되는 것도 주목된다.
방준영 세무사(세무회계여솔 대표)는 "이번 세무조사에서 보듯 국세청은 고소득 인적용역자들이 가족 등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는 것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면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있는 경우 계약관계, 업무내용 등을 정확히 정리하고, 전문가에게 사전 컨설팅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